시·도의회 ‘알권리’ 차원 도입
제주 이외엔 법적 구속력 없어
대상자 개인정보유출 위법소지

11곳 이미 시행… 4곳은 추진
지방자치·공기업法 개정 시급


지방자치단체 시·도의회가 지방 공기업(공사·공단, 출자·출연기관) 기관장 등에 대해 실시하는 ‘인사청문회제도’가 위법 논란에 휩싸였다.

민선 7기 출범 이후 지방의회의 인사청문회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조례에 근거해 실시하는 인사청문회가 합법화할 수 있도록 상위법인 지방자치법과 지방공기업법의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1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17개 광역지자체 중 11개 지방 의회가 인사청문회를 시행하고 있다. 부산, 울산, 경남, 충북 등 4개 지자체는 이번 민선 7기부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인사청문회는 지방 공기업 사장 등의 전문성과 도덕성을 사전에 검증하는 제도다. 그러나 특별자치도로 특별법을 마련한 제주 외에 10개 지자체의 운영은 모두 법적 구속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자체는 자체 조례제정, 의회 및 집행부의 협약, 운영지침, 예규 마련 등을 통해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상위법인 지방자치법 등을 위반한 것이다. 현행 지방자치법은 ‘당선된 지자체장은 공공기관장에 대한 임면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만 명시돼 있을 뿐 인사청문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다.

특히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청문 대상자들에게 요구되는 개인정보 유출은 ‘개인정보보호법’에 위촉되고, 광역의원은 국회의원처럼 면책특권도 없어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의 분쟁으로 지난 2004년 이후 최근까지 4건의 소송이 진행돼 대법원은 모두 인사청문회를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현재 지자체들의 운영방식도 일부 공기업에만 시행하거나 정무부시장까지 포함하는 등 들쭉날쭉해 법령에 따라 표준화된 시행도 요구되고 있다.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은 “오는 8월 16일 대전에서 열리는 전국 광역시도의회 의장단협의회에 이 문제를 안건으로 제안해 지방자치법과 지방공기업법 개정을 협의하겠다”며 “9월 정기국회 때 개정안 통과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에는 이와 관련된 개정안 3건이 계류 중이다. 그러나 인사청문회가 자치단체장 고유 권한인 인사권을 제한하거나 침해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아 관련법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 관계자는 “시의회와 함께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인사청문회의 법적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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