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모 연세대 교수 경제학

2018년 세법 개정안이 발표됐다. 정부는 소득분배 개선과 지속가능 성장에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으로 정부의 목적이 달성될지는 의문이다. 저소득층을 지원하기 위해 근로장려금의 지원을 늘렸다. 소득 요건을 단독가구의 경우 연(年) 1300만 원에서 2000만 원, 외벌이의 경우 2100만 원에서 3000만 원, 맞벌이의 경우 2500만 원에서 3600만 원으로 완화했다. 재산 요건도 1억4000만 원에서 2억 원 미만으로 완화했고, 연령 요건은 폐지했다. 근로장려금 제도의 개선으로 약 334만 가구가 3조8000억 원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과연 효과가 있을까.

근로장려금제도는 낮은 임금을 받더라도 일을 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근로장려금제도는 고용의 기회를 확대하고 자영업자들의 부담도 증가시키지 않는다. 최저임금의 급상승으로 실업이 증가하고 자영업자들은 폐업을 하고 있다. 단독가구로서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는 세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혜택을 받지 못한다. 더욱이 실업자들은 근로장려금을 받지 못한다. 자녀 장려금 인상도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번 개정안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워진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부동산 과세는 경기 침체기에 해서는 안 되는 증세이다.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올리고 종합부동산세의 세율을 높이면 경제적 부작용은 커진다. 주택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임대보증금 과세 시에 배제되는 소형주택 범위를 축소하는 정책도 문제다. 세금이 전가돼 소형 주택의 임대료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증세는 생활환경을 악화시키고 관련 산업의 경기도 위축시킬 수 있다. 고용증대세제를 확대하는 것은 재검토해야 한다. 기존의 정책이 성공했는지를 평가하고 확대할 문제이다. 청년친화기업에 정규직 고용 시 1인당 500만 원을 지급하는 것은 선심성 정책에 불과하다.

기업의 혁신성장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도 기대에는 못 미친다. 경제가 성장해야 일자리가 생기고 소득분배도 개선할 수 있다. 경제 성장의 원동력은 연구·개발 투자이다. 더욱이 고령화·저출산 사회에서 연구·개발은 국민 소득 향상을 위한 생명줄이다. 연구·개발 투자에 대해 과감한 감면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시설 투자에 대한 가속상각이나 신성장 사업화 시설에 대한 투자세액공제 요건 강화만으로는 부족하다. 경기 침체기에 기업이 혁신을 위한 투자를 하도록 유도할 수 없다.

환경친화적 에너지 세제 개편도 환경 개선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 탈원전 정책이 수정되지 않는 한 미세먼지 문제를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면세점 특허제도도 미흡하긴 마찬가지다. 면세점 특허 갱신을 1회 추가 허용하는 것은 과거보다 개선된 것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면세점에 대한 인식 전환이 정책에 담겨야 한다. 면세점 사업의 고용 창출과 국민 소득 향상에 기여하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조세 정책은 경기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 저소득층은 지원하고 부자에게는 세금을 더 물려야 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경기가 후퇴하고 있다. 지금의 경제 상황은 위중하다. 세법 개정안도 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이유이다. 향후 법인세 인하와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조세 감면 정책도 추가적으로 실시해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강화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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