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면세점 특허 기준을 낮춘 세법 개정안을 마련하면서 면세 시장이 무한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논란이 일었던 특허 수수료는 소폭 인하해 여전히 업계의 불만이 높다.

정부가 30일 발표한 2018년 세법개정안 중 면세점 관련 부분은 최근 면세점 특허제도 태스크포스(TF)의 권고안이 대거 반영됐다. 일명 ‘홍종학법’에 따라 5년에 그쳤던 면세점 특허 기간은 대기업 1회, 중소·중견기업은 2회까지 갱신,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면세점 특허 진입장벽을 TF 안보다 더 낮췄다. 광역 지방자치단체별 외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보다 20만 명 이상 증가, 매출액이 전년 대비 2000억 원 이상 증가 중 1개 조건만 충족해도 신규 특허를 내준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 경우 이미 치열한 면세 시장에서 신규 면세점이 난립해 무한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급감한 가운데, 신규 특허 발급 확대로 수익 악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서울 지역은 올해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현대백화점면세점 1호점이 새로 문을 열어 매출 증가 기준에 충족해 내년도 신규 특허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허수수료 인하 역시 매출 기준으로 책정하는 방식은 변화 없이 중소·중견기업 제품 매출에 대한 수수료만 기존 0.1∼1.0%에서 0.01%로 내렸다. 면세점 특허수수료는 2013년 1689만 원 수준이었지만, 개정을 통해 매출액이 1조 원 이상인 기업은 매출액의 1%를 2000억 원 이상 1조 원 이하 기업은 0.5%를 부과하는 등의 방식이 적용되면서 지난해에는 608억 원이 부과됐다. 무려 3599배 증가한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출혈경쟁을 하면서 매출은 올라가도 수익이 떨어지는 상황인데, 특허수수료는 매출 기준으로 잡아 지난 몇 년간 수천 배 올랐다”면서 “진입장벽은 낮춰 업계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 뻔한데, 매출 비중이 미미한 중소기업 제품만 수수료를 일부 조정한 것으로는 특허수수료를 낮춘 효과가 거의 없어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
유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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