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포수 아래서 물을 맞는 ‘물맞이’로 이름난 전남 구례의 수락폭포. 아무리 무더운 날에도 폭포 아래서 물을 맞으면 추위로 온몸이 덜덜 떨린다.
- 가마솥 더위 탈출, 계곡으로 강변축제로 가자
전남 구례 수락폭포 쏟아지는 ‘물살 몽둥이찜질’
강원 영월 동강 뗏목축제 직접만든 배타고 동강서 경연
강원 인제 개인약수 계곡 해발고도 1000m서 약수 솟아
경남 의령 찰비계곡 90여동 텐트 칠수있는 야영장
연일 가마솥 같은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기록적인 더위에 세상이 다 녹아내릴 듯하다. 이런 더위를 단숨에 물러가게 할 피서지가 있을까. 물맞이 폭포부터 강변에서 펼쳐지는 축제,깊은 산중의 약수, 시린 물이 흘러내리는 계곡까지 차고 시린 곳들을 골라봤다. # 온몸이 덜덜 떨린다 … 전남 구례 수락폭포
한여름 폭염을 저만치 물러가게 할 만한 곳이 바로 전남 구례 산동면의 수락폭포다. 수락폭포는 지리산 자락을 흘러내린 물줄기가 15m 높이의 절벽 아래로 쏟아지는 폭포다. 예로부터 폭포 아래서 물을 맞는 ‘물맞이’의 명소로 이름났다. 폭포 아래로 떨어지는 물살이 어찌나 거센지 마치 물을 맞으면 몽둥이찜질을 당하는 듯하다. 신경통이나 근육통, 산후통에 특히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인근 주민들이 한여름 논밭 일을 마친 뒤에 이곳을 즐겨 찾았다고 전해진다. 폭포 아래서 물을 맞으면 1분도 안 돼 입술이 새파래지고 이가 딱딱 부딪친다.
폭포 아래서 물을 맞는 것만 한 피서는 없지만 주변 경관도 뛰어나서 여유 있게 탁족을 하거나 물보라로 서늘한 산책로를 거닐면서 더위를 쫓을 수도 있다. 수락폭포 주변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맑은 기운이 느껴지는 건 산소 음이온 때문이다. 전남보건환경연구원이 이곳 수락계곡과 광양 백운산 어치계곡, 장성 내장산 남창계곡, 해남 두륜산 대흥사 계곡 등의 산소 음이온 분포를 조사한 결과 수락폭포가 있는 수락계곡에서 다른 곳에 비해 월등히 많은 고농도의 산소 음이온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단다.
# 맑은 강의 차가운 기운 … 강원 영월 동강 뗏목축제
동강 뗏목축제는 1960년대까지 남한강 상류지역 주민들의 생활수단이자 교통수단이었던 뗏목을 통해 영월의 역사를 알리는 축제. 2일부터 5일까지 나흘 동안 영월 동강 일대에서 개최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4일과 5일 진행되는 동강 뗏목 만들기. 4명 이상이 한 팀이 돼서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폐품과 재활용품, 폐목재 등을 소재로 뗏목을 만들어 참가할 수 있다. 참가자가 직접 배를 만들어 동강에 띄우고 경연을 펼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회 첫날인 4일에는 만든 배를 물에 띄워 디자인, 안전성, 견고성 등의 심사를 받고, 다음 날인 5일에는 예선 통과 팀을 대상으로 스피드대회를 진행해 최종 우승자를 가려낸다.
뗏목 만들기 대회도 볼 만하지만, 요즘 같은 폭염에는 차고 맑은 동강에서 즐기는 축제 프로그램이 더 반갑다. 축제 기간 동강에는 워터슬라이드와 수영장을 즐길 수 있는 ‘동강 워터파크’, 동강의 이름을 딴 방송국, 맥주타운, 쉼터 등이 들어서는 ‘동강 힐링파크’, 맨손 송어잡기, 래프팅체험 등을 즐길 수 있는 ‘동강 레저파크’ 구역이 들어선다. 동강 DJ파티, 유명가수 콘서트 등 여름밤을 흥겹게 보낼 수 있는 부대 행사도 마련된다.
강원 영월의 동강 뗏목축제에서 뗏목 타기를 시연하는 모습.
# 그곳에서 더위를 잊다 … 강원 인제 개인약수
그곳에 가면 지옥처럼 삶아대는 염천의 더위를 단숨에 싹 잊을 수 있다. 강원 인제 방태산의 개인약수 계곡 얘기다. 서울이 한낮기온 30도를 오르내리는 날에도 개인약수로 오르는 깊은 숲의 계곡은 웬만해서 20도를 넘지 않는다. 계곡을 따라 들어서자마자 차가운 기운에 오슬오슬 소름이 다 돋을 정도다. 달궈진 양철 같은 아스팔트의 열기로 가득한 도시와는 아득하게 먼 곳이다.
개인약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고, 또 먼 곳에 있는 약수다. 개인 약수는 영험한 물로 알려졌는데, 1000m에 육박하는 해발고도에서 솟는다는 것도 그렇지만, 약수를 만나려면 계곡 길을 따라 1.5㎞ 정도를 걸어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약수까지 오르는 길이 쉽기나 한가. 가쁜 숨을 몰아쉬게 하는 경사도 20%의 가파른 산길이다.
크고 작은 돌 더미가 우르르 쏟아진 길을 따라 방태산의 주억봉(1443.7m)과 푯대봉(1435.6m) 사이 능선을 40분 남짓 걸어 길이 끊기는 해발 993m 지점까지 가야 개인약수가 있다. 등산에 버금가는 발품을 팔아야 하는 탓에 개인 약수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 약수로 오르는 계곡에서 신령한 느낌이 드는 건, 적막한 숲길의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다.
# 여름에도 겨울비가 … 경남 의령 찰비계곡
찰비계곡은 경남 의령군 궁류면 벽계리의 한우산(836m) 아래 있다. 찰비란 한우(寒雨·차가운 비)의 순우리말로, 한여름에도 겨울처럼 차가운 비가 내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 이름처럼 계곡 물이 시릴 정도로 차다. 행락객들을 위해 계곡 곳곳에 돌을 쌓아 수영장을 방불케하는 소(沼)를 만들어 두어 물놀이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찰비계곡에는 90여 동의 텐트를 칠 수 있는 벽계야영장이 있다. 야영장에는 야외수영장, 물미끄럼틀, 수중보 등 물놀이 시설이 들어서 있다. 야영장에는 또 숲길의 운치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숲 관찰로도 마련돼 있다.
한우산은 잘 정비된 임도가 있어 차량이나 산악자전거(MTB)를 이용해 정상을 밟을 수 있다. 인근 궁류면 평촌리의 나무공예농장에서는 나무공예를 통해 자연을 배울 수 있다.
농촌진흥청에서 지정한 농촌교육농장인 나무공예농장에서는 나무모형을 이용해 장승, 솟대, 떡살, 옥새 등을 만드는 체험을 진행한다. 10인 이상의 단체라면 망개떡 빚기 등의 체험도 가능하다.
# 얼음처럼 찬 물 … 충북 영동 물한계곡
충북 영동의 물한계곡은 깊고 길다. 삼도봉과 석기봉, 민주지산, 각호산 등 해발 1100~1200m를 넘나드는 높은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사이로 12㎞가 넘게 이어진다. 물한(勿寒)이란 계곡 이름은 물이 얼음처럼 차다 해서 이름 붙여졌다. 그 이름 대로 한여름에도 계곡은 서늘하고 물은 차서 몸을 담그기가 쉽지 않다. 차가운 물뿐만 아니다. 물한계곡은 숲이 우거지고 곳곳에 기암이 있다.
물한계곡 중에서 황룡사에서부터 무지개소라고도 불리는 용소에 이르는 구간의 경관이 빼어나다. 특히 황룡사 주변은 천연수영장 같은 소(沼)가 있어 물놀이를 즐기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계곡 입구에서 6㎞쯤 더 들어간 자리의 홀목 마을 주변에는 나무 그늘 아래 피서를 즐길 수 있는 명당이 여럿 있다. 물한리를 거쳐 충북, 전북, 경북 등 삼도(三道)의 경계가 되는 삼도봉에도 오를 수 있는데 등산로를 따라 옥소폭포·의용골폭포·음주암폭포·장군바위 등 폭포와 소·숲이 어우러져 있다. 서늘한 공기 속에서 계곡을 따라 천천히 산책을 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