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불편러’가 참 많은 세상입니다. 어떤 상황에도 “보기 불편하다”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며 대뜸 논란부터 제기하는 이들을 가리키는 표현이죠. 특히 말 보태기 쉬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둘러싼 프로불편러들의 활동이 끊이지 않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볼까요? 지난 4월 영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의 개봉을 앞두고 내한한 주연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입국장에서 합장 인사를 하자 종교차별, 인종차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죠. 포털사이트에서 ‘베네딕트 합장 논란’을 검색만 해도 관련 기사가 50개 넘게 나옵니다. 같은 달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 참석한 가수 조용필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인사하는 과정에서 두 손을 잡고 고개를 숙인 것을 문제 삼는 이도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MBC 예능 ‘전지적 참견시점’에 출연한 배우 신현준이 자신의 출연작 ‘맨발의 기봉이’ 속 캐릭터를 선보였다가 장애인 희화화 논란이 불거졌죠. 12년 전 개봉해 그의 대표작이 된 영화인데 이제는 명함조차 내기 힘든 지경이 됐습니다. 배우 이광수는 SBS ‘런닝맨’에서 예능 속 캐릭터와 설정에 맞춰 던진 말 한마디 때문에 ‘사형시켜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의 주인공이 되는 촌극이 빚어졌습니다.

사실, 더 큰 문제는 프로불편러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일부 언론입니다. 몇몇 언론매체는 논란을 통해 이슈를 만들고, 더 많은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어떤 사안과 마주해도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평가에 몰두하죠. ‘김○○, 선행’보다는 ‘이○○, 폭행’이라는 제목이 더 많은 네티즌의 관심을 받고 이슈를 모으는 호객꾼 역할을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몇몇 언론은 작은 문제도 침소봉대하곤 합니다. 수백만∼수천만 명이 사용하는 포털 사이트의 댓글 창에는 다양한 의견이 올라오죠. 그중 몇몇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의견을 꼽아 기사화하는 것이야말로 여론을 호도하고 조작하는 행위 아닐까요? 물론 소수 의견을 존중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많은 이가 언론과 기자들을 ‘기레기’라 부르면서도 여전히 기사를 통해 정보를 얻고 신뢰를 보내는 상황 속에서, 전체 맥락을 읽지 않고 논란을 위한 논란에 집중하는 행위는 지양해야 마땅하죠.

건강한 논란은 사회를 살찌웁니다. 다양한 의견을 교류하고 더 나은 방향성을 찾기 위한 노력인 거죠. 반면 괜한 논란은 사회를 어지럽힙니다. 입맛을 돌게 해서 자꾸 먹게 만들지만 영양가는 없는 불량식품과 진배없죠. ‘먹는 것 갖고 장난치는 것 아니다’는 말이 있죠? 자꾸 그렇게 논란을 먹고 살며 프로불편러를 양산해 내다가 단단히 배탈 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realyong@munhwa.com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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