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서울 열지수 43.42도
최고기록 깬 ‘가장 더운 하루’
그늘서 측정…빛 노출 땐 더 높아
농산물 폭염 피해 전국 확산 속
정부는 볕데임 작물만 피해인정
지자체는 枯死포함 대처 안간힘
1일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영서 지역에서 기록한 39도는 같은 날 중동 지역을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기온에 해당한다. 사람이 실제 실외 활동 과정에서 느끼는 더위 체감 정도를 기온과 습도 등을 활용해 지수화한 ‘열지수’로 환산하면 서울에서 실제로 느낀 기온은 43도, 강원 횡성군은 무려 55도에 육박했다. 습도가 높은 강원 횡성군의 경우 열지수가 46도인 중동보다도 무더운 하루를 보낸 셈이다. 오는 2일도 40도에 육박하는 불볕더위가 계속된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강원 일부 지역(홍천·횡성)에서 39도가 예보됐다.
◇열지수 55도는 매우 위험단계=이날 세계기상기구(WMO)가 발표한 전 세계 주요 도시 날씨 예보에 따르면, 기온 상으로 서울보다 더운 곳은 중동을 제외하고 없었다. 우즈베키스탄 테르메스가 같은 39도로 예보됐지만, 테르메스는 습도가 낮아 실제 체감 온도는 서울보다 5도 이상 낮았다. 테르메스는 평소 43도가 넘는 매우 무더운 지역인데 이날만큼은 서울의 더위를 이기지 못했다. 무더위의 대명사 아프리카도 서울보다 덜 더웠다. 북아프리카 알제리의 수도 알제가 33도, 리비아 트리폴리가 31도에 그쳤다. 평소 40도를 넘기로 유명한 스페인 마드리드도 이날 최고기온이 38도였다.
윤기한 기상청 사무관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한과 중국의 랴오둥(遼東) 반도, 동해에 걸쳐 있어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바람의 효과가 극대화됐다”며 “당분간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뜨거운 열풍으로 변하는 푄 현상이 계속돼 수도권과 강원 영서 지역은 불볕더위에 시달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열지수가 55도까지 치솟은 강원 횡성 지역의 경우 야외 활동을 중단하고 실내에서 적정온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열지수가 41도를 넘으면 ‘위험단계’, 54도 이상이면 ‘매우 위험’ 단계다. 노약자의 경우 조금만 야외에 있어도 쓰러질 수 있다. 기상청은 다만 오는 4일부터 푄 현상이 사라져 서울 낮 최고기온이 오는 6일에는 35도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농작물 피해 집계 논란=폭염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에서 파악한 폭염 피해 규모가 정부 집계보다 훨씬 컸다. 정부는 일소(日燒·볕 데임) 현상으로 타 죽은 작물만 피해로 인정했지만, 지자체에서는 폭염과 가뭄이 겹쳐 고사(枯死·말라죽음)한 작물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각 시·도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경북도는 31일 현재 도내 농작물 폭염 피해 면적을 254.9㏊로 집계했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이 가운데 포도 33.7㏊, 사과 23㏊ 등 61.5㏊만 폭염 피해로 인정했다. 강원도는 폭염으로 69㏊에 심어진 들깨·율무·콩이 고사한 것으로 파악했지만, 농식품부는 일소 현상으로 죽은 사과 1㏊만 폭염 피해로 인정했다.
지자체들은 정부가 인정하지 않은 폭염 피해까지 대처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북도는 폭염 피해 경감용 영양제 구입비 6억4000만 원, 노지 밭작물 물 공급을 위한 웅덩이·임시 양수시설·살수차 등 대책비 7억6000만 원을 긴급 지원했다. 전남도는 31일 올해 첫 폭염 피해가 발생하자 관정·양수시설 등 대책비 7억 원을 긴급 지원했다. 정부가 폭염 피해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함에 따라 피해가 큰 지역의 경우 폭염 대책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폭염 피해 면적이 시·군당 50㏊ 이상일 경우에만 국비를 지원한다. 이해완 기자 parasa@
무안=정우천·전주=박팔령·안동=박천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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