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판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으로 불린 ‘8·2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1년이 됐지만, 서울 집값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7월 29일 서울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시세가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판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으로 불린 ‘8·2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1년이 됐지만, 서울 집값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7월 29일 서울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시세가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 ‘8·2 부동산대책’ 1년…

강남4구 아파트 중위가 급등
대치아이파크 등 5억이상↑

광역시 제외 8개 道 아파트값
지난달까지 평균 3.18% 하락
“지방 미분양…가수요 살려야”

규제따른 거래절벽도 현실화
정부 ‘안정세 유지’ 自評에도
“시장 불확실성 높아져” 중론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세 평가와 달리 지난해 나온 8·2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매매된 모든 아파트의 중간값)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8·2대책 1년이 지나면서 서울과 지방의 집값 양극화가 깊어지고, 규제로 인해 매물이 사라지는 거래 절벽도 나타나는 등 시장 불확실성은 더 높아졌다.

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강남 4구 중위 매매가격은 8·2대책을 발표한 지난해 8월 8억8869만 원에서 올해 7월 말 11억2612만 원으로 2억3743만 원이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집값은 약 1억2000만 원 상승했다. 반면 대책이 발표되기 전인 2016년 8월∼2017년 7월 1년 동안 강남 4구 중위 매매가격은 4100만 원가량 올랐다. 서울 전체적으로는 약 2100만 원 상승했다.

강남구 개별 단지 중에는 5억 원 이상 오른 곳도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7억1000만∼18억6500만 원에 거래된 강남구 대치동 대치아이파크 전용면적 119㎡는 최근 5억 원가량 뛴 23억4000만 원에 거래됐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도 4억∼5억 원이 올랐다. 지난해 7월 약 16억4000만∼17억4000만 원에 거래된 반포자이 85㎡는 최근 21억4000만 원에 거래됐다. 노원구 상계동 노원현대 85㎡는 지난해 7월 약 4억8700만 원에서 올해 7월 5억2000만 원에 거래됐다.

서울과 달리 지방 주택시장은 지역 경제가 침체되고 투자 수요도 사라지면서 가라앉고 있다. 8·2대책 이후 지난달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6.60% 올랐지만, 지방은 1.70% 내렸다. 5대 광역시 등을 제외한 8개 도의 아파트값은 평균 3.18% 하락했다. 전북 군산시의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지난해 8월 9860만 원에서 지난달 9500만 원으로 360만 원 떨어졌다. 조선업과 자동차산업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맞은 울산과 경남 거제의 아파트 가격도 하락했다. 울산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지난해 8월 2억1267만 원에서 올해 7월 2억465만 원으로 802만 원 내렸다. 거제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지난해 8월 1억5400만 원에서 지난 7월 1억3500만 원으로 1900만 원 하락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정부가 맞춤형 정책을 펴지 않고 모든 지역에 규제를 일률 적용하면서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며 “미분양이 지방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데, 지방 가수요를 살려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올 상반기 전국 집값 상승률이 최근 5년간 평균보다 낮다는 이유를 들어 시장이 안정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6월 25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와 7월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주택시장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8·2대책의 영향으로 주택임대 사업자는 늘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임대사업 등록자 수는 총 7만4000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등록자 수에 비해 2.8배 많은 것이다. 정부의 1순위 자격 강화, 가점제 확대 등 주택 청약 조건 강화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청약 시장은 여전히 뜨겁게 달아올랐다. 강남 재건축 일반분양과 수도권 신도시 공공택지에서 분양된 아파트에는 수만 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과열이 빚어졌다. 한편 국토부가 집계한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6월 초 기준 6만 가구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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