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임금제 가이드라인 못정해
탄력근로제 운영기간확대 외면
특별연장근로 인가범위도 협소
고용부, 유예기간 설정外 뒷짐


주52시간 근로시간제가 각종 부작용을 드러내며 1일로 한 달이 지났지만, 정부 대책은 관련 법규 위반 단속·처벌을 올해까지 유예하겠다는 선언 외엔 지지부진해 현장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에 맞춰 내놓겠다던 포괄임금제 가이드 라인은 이날까지 오리무중이다. 포괄임금제는 연장·야간근로 등 각종 법정 수당을 실제 근로시간과 관계없이 사전에 정한 뒤 급여에 포함해 일괄 지급하는 제도다.

경영계는 “포괄임금제를 폐지하면 근무시간 관리가 어렵고 최저임금 인상보다 더 큰 인건비를 부담하게 된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해왔다. 6월까지 새로운 포괄임금제 지도지침을 내놓겠다던 고용노동부의 약속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도입 사업장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운영실태를 조사 중”이란 답변 외엔 구체적인 지침 발표 시점을 밝히지 못했다.

정부는 경영계의 탄력근로제 운영 기간 확대 요구에도 뒷짐만 지고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탄력근로제 운영 기간은 원칙적으로 2주간, 노사 서면합의가 있다면 3개월이다. 빙과업체, 아파트 건설업체, 게임출시 업체 등 특정 월·계절에 업무가 집중되는 업계를 중심으로 탄력근로제 운영 기간 확대 요구가 이어져 왔다. 고용부 관계자는 “개정 근로기준법 부칙은 2022년 12월 31일까지 운영 기간 확대 방안을 마련하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실태조사를 마친 후 운영 기간 확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느긋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고용부가 탄력근로제 운영 기간 확대 대신 제시한 특별연장근로 인가 적용 기준은 지나치게 범위가 협소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근로기준법은 자연재해·재난 등의 수습이 필요할 때 고용부 장관의 특별연장근로 인가를 받아 주 12시간 이상 연장근로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가 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하면 탄력근로제 운영 기간을 확대하지 않아도 주52시간 이상 연장근로가 가능하다. 고용부는 인가 기준에 해당하는 사례를 △자연재해 △국민의 생명·신체·재산과 국가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자연재난과 사회재난 △이에 준하는 사고로 한정하며 유연하게 제도를 적용해달라는 경영계의 요구를 거절했다. 한 재계 단체 관계자는 “현장에선 유예기간 후에도 어떻게든 업무가 돌아갈 것이란 안일한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유예기간 후 더 큰 혼란에 빠지지 않으려면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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