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시장 핵심정책기구 출범에
대다수, 위원회 업무에 매달려

“회의준비 탓 기존업무도 못해
눈치보여서 여름휴가 못갈판”

‘차기대선 앞두고 세몰이’비판도


박원순 서울시장이 민선 7기 시정 방향과 핵심 정책을 수립하겠다며 지난달 초 외부 인사 51명 규모로 출범시킨 ‘더 깊은 변화위원회’가 옥상옥 논란에 휩싸였다. 서울시 위원회 설치·운영지침상 권장 인원 15명의 3배 이상인 매머드급 위원회의 성격을 두고도 박 시장의 세몰이 과시용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4일 각 분야 전문가 51명이 참여하는 ‘더 깊은 변화 위원회’를 구성하고 ‘민선 7기 시정 마스터플랜’을 만들고 있다. 위원회는 미래, 사람, 안전, 도시, 일상, 민주주의 등 6대 정책 목표를 세우고 각 부서 주무 과장 중심의 실무 지원반을 편성했다. 각 부서는 분과별 위원회 자문을 거쳐 오는 14일까지 핵심 과제를 제출해야 한다. 박 시장은 이를 바탕으로 다음 달 10일 민선 7기 핵심 추진 과제를 책자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그러나 시 공무원들은 “위원회 회의 준비와 자료 작성 때문에 기존 업무를 못할 지경”이라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부서별로 공약을 추진·이행하면 되는데 굳이 ‘옥상옥’ 위원회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위원회 운영 가이드 라인에 따르면, 오는 14일까지 2∼3회 회의를 개최해야 하고, 위원회 개최 최소 이틀 전 위원에게 자료를 보내야 한다.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협의하라’고도 되어 있다. 한 시청 공무원은 “박 시장이 노동존중특별시라며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겠다고 하는데 정작 업무는 점점 과중해지고 있다”며 “위원회가 제시한 핵심 과제를 검토하라고 여름휴가도 못 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박 시장을 지지하는 인사들이 위원회 곳곳에 포진해 있는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선 7기 공약을 구체화하고 정리할 건 정리해서 앞으로 4년간 시행할 정책을 발표하려는 취지”라며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하계 휴가 기간 회의를 열지 말도록 하는 등 원활한 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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