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기계 외 선전품목 전무
“반도체 위기땐 韓경제 위기”
7월 수출이 액수 기준으로 사상 두 번째 실적을 올리는 등 국내 경제지표 중 유일하게 긍정적인 숫자를 나타내고 있지만 반도체 등 일부 품목에 의존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는 모습이다. 설비투자 부진 등 국내 경기가 전 세계 제조업 호황에 편승하지 못한 상황에서 버팀목에 해당하는 품목의 수출마저 부진할 경우 경제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마저 팽배하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7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총수출액은 518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2%(잠정) 증가했다. 이는 역대 월별 수출액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9월(551억2000만 달러) 다음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5개월 연속 500억 달러를 돌파한 것 역시 처음이다. 일 평균 수출금액은 21억6000만 달러(전년 대비 4.0%)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103억8000만 달러(31.6%)로 3개월 연속 100억 달러를 돌파해 전체 수출의 5분의 1을 담당했다. 일반기계도 최초로 5개월 연속 40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으며, 석유화학은 8개월 연속 40억 달러, 석유제품은 9개월 연속 30억 달러 이상 수출을 처음으로 기록하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올해 7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규모 플랜트 수출 등 조선 품목의 호조(60억9000만 달러)라는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수출 실적을 거둬 더 이상 선박 수출 결과에 전체 수출이 영향을 받지 않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7월이 선박 수주절벽의 막바지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향후 수출에서 조선 품목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기대도 가능하다. 하지만 반도체 의존도는 변함이 없어 “반도체의 위기가 한국 경제의 위기가 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수출 포트폴리오의 다변화가 계속 강조되고 있지만 최근 발표된 6월 산업활동동향 등을 고려해 볼 때 기업의 심각한 설비투자 위축은 수출 다변화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낳고 있다. 산업부는 7월 수출 증가요인으로 세계 제조업 경기 호조, 주요국 국내총생산(GDP) 증가 등을 꼽았다. 올해 2분기 미국은 4.1%, 중국은 1.8% GDP 증가를 기록했지만, 한국은 0.7%(한국은행)에 불과했다. 기업들의 투자 위축으로 세계 제조업 경기 호조에 제대로 편승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조만간 수출 실적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에 의존한 불안한 수출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며 “수출 포트폴리오 다변화 역시 설비투자 등에서 기업의 적극적인 활동이 전제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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