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는 더위 이름 가운데 가장 강렬한 느낌을 주는 것은 아마도 ‘가마솥더위’일 것이다. ‘가마솥더위’는 1977년 8월 3일 자 신문 기사에서 처음 검색된다. 이날 대구 지역 수은주가 38.8도를 기록했는데, 이를 ‘살인적인 가마솥더위’라 표현하고 있다. 얼마나 더웠으면 ‘가마솥’까지 동원해 새로운 더위 이름을 만들었을까 한다.
‘가마솥’은 17세기 문헌에 처음 보이며, 이는 ‘가마’에 ‘솥’이 덧붙은 어형이다. ‘가마’는 중국어 ‘감(감·도가니)’에서 차용된 말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중세국어 이래 ‘큰 솥’을 뜻해 뒤이어 나타난 ‘가마솥’과 의미가 같았다. ‘가마’라는 단어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솥’을 덧붙여 새로운 단어를 만든 것은 ‘가마’가 다름 아닌 ‘솥’의 일종이라는 사실을 부각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지금도 ‘가마’가 쓰이고 있으나 ‘가마솥’보다는 세력이 약하다.
‘가마솥’은 무쇠로 만들어져 웬만한 화력으로는 잘 달궈지지 않지만 한번 달궈지면 열기가 대단하고 오래간다. 그리하여 한낮의 이글거리는 더위를 ‘가마솥’을 이용해 표현할 수 있다. 사전에서는 이를 ‘가마솥을 달굴 때의 아주 뜨거운 기운처럼 몹시 더운 날씨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 기술하고 있다. 이 경우의 ‘가마솥더위’는 ‘불볕더위’보다 뜨거운 느낌이 든다.
또한 달궈진 ‘가마솥’의 안은 물이 펄펄 끓으면서 마침내 몹시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차게 된다. 그리하여 ‘가마솥’ 안처럼 푹푹 찌는 무더위 또한 ‘가마솥’을 이용해 표현할 수 있다. 이 경우의 ‘가마솥더위’는 ‘무더위’나 ‘찜통더위’보다 고온다습하다. 실제 용례로 보면, ‘가마솥더위’는 이러한 의미로 더 많이 쓰이고 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사전에는 반영돼 있지 않다. 현실 용법을 고려할 때 ‘가마솥더위’는 ‘몹시 뜨거운 불더위’와 ‘몹시 찌는 듯한 무더위’라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