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가 3일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공론화위 충청권 시민참여단이 지난달 15일 대전 서구 괴정동 KT인재개발원에서 공론화위 관계자로부터 공론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022학년도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가 3일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공론화위 충청권 시민참여단이 지난달 15일 대전 서구 괴정동 KT인재개발원에서 공론화위 관계자로부터 공론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1개월 논의 결과 발표

참여단, 1·2案에 의견 팽팽
3·4案 큰 격차 없지만 폐기

“非전문가에 교육정책 맡겨
공론화 과정서 갈등만 키워”

“결정 떠넘긴 잘못된 조치
교육부 리더십 흔들릴 것”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가 3일 시민참여단의 의제별 지지도 조사 결과, 오차 범위 내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고 발표하면서 결국 그간의 공론화 활동이 논의에만 그치는 결과로 드러났다. 결정권은 다시 공론화위의 상위 기관인 국가교육회의와 교육부로 넘어갔다. 중3 학생·학부모는 반복된 ‘공 떠넘기기’에 분노했다. 전문가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공론화위는 특정 의제를 선택하지 않고 다수안 2개를 발표하는 데 머물렀다. 의제 1안과 의제 2안 순으로 다수 시민참여단의 지지를 받았지만 오차 범위 내에서 각축하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 안을 낙점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의제 1안은 수능전형(정시)을 45% 이상으로 확대하되 수능 상대평가를 유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제 2안은 수시·정시 비율을 대학 자율에 맡기되 수능을 전 과목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국 논의는 원점으로 회귀한 셈이다. 국가교육회의가 공론화위의 조사를 받아 교육부에 제출하면 교육부가 이를 종합해 8월 말 최종 개편안을 발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날 결정 유보로 기존 공론화위의 시민참여단 구성 방식을 두고 교육 전문가의 의견을 배제한 채 비전문가들의 의견으로 ‘인기투표’를 한다는 우려는 현실이 됐다.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처음부터 교육의 장기적 관점에 대한 논의는 빠진 채로 시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적 내용을 공론화한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번 결정이 다시 혼란을 부추기더라도 마땅한 대안이 없어 결국 유예된 결정이 나올 때까지 학생과 학부모들은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이어 “‘원포인트’ 개혁이 가능한 평가방식이나 선발방식 등은 교육부에서 정하되 미래지향적 인재양성법 등을 공론화해 의견을 묻는 게 맞는다”고 지적했다.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해관계가 다양한 교육 정책 방향에 따라 갈등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으나 여론을 수렴하고도 갈등 소지가 있는 사안만 공론화해 혼란을 키우는 것 같아 아쉽다”고 밝혔다. 중3 자녀를 둔 학부모 고모(여·49) 씨는 이번 발표를 두고 “하루라도 빨리 고등학교 입학부터 걱정해야 할 자녀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무 말이 안 나온다”고 털어놨다.

의제 1안을 발제한 이종배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대표는 “시민참여단이 국민 여론을 받아들여 정시를 확대하자는 의견에 많은 지지를 보냈다”면서도 “오차범위에 관한 정보를 전혀 공개하지 않아 1안이 다수의 지지를 받았음에도 결정을 유예한 것은 또 결정을 다른 기관에 떠넘기는 잘못된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한다고 해서 사교육이나 경쟁이 절대 줄어들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제 2안을 발제한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이번에 결정되지 않아 교육부가 교육분야에서 리더십을 잃을 것”이라며 “공론화가 교육의 방향성보다는 선발제도만을 공론화로 해결하려 했기 때문에 삐걱거리며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어 “정시확대 의견이 우세했으나 공론화 과정에서 변화를 보여 2안도 지지를 받았다”며 “국민에게 더 많은 정보가 제공돼 숙의하면 정시확대를 선택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한편 다수의 2개 안으로 선택받지 못한 의제 3, 4안의 지지율도 예상과 달리 각각 37.1%, 44.4%로 다수안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윤·손우성 기자 cesc3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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