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수·이동원·노정희 신임 대법관이 2일 취임식을 하고 6년 임기를 시작했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 들어 교체된 대법관만 전체 14명 중 김명수 대법원장을 포함해 8명이 됨으로써 과반이 됐다. 3명의 대법관 모두 취임사에서 “사법부의 신뢰 회복에 힘쓰겠다”고 밝혔으나 국민은 걱정이 많다. 일부 대법관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부터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대법관에게 정치적 편향성 여부가 중요한 것은 대법관이 사법부의 최고법원인 대법원의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만약 대법관이 정치적 편향성을 가지고 재판을 예단한다면, 사법재판은 자칫 잘못하면 그 본질을 벗어나 정치적 재판으로 변질될 수 있다.
사법부는 재판업무를 관장하면서 법률분쟁을 해결하고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국가권력의 한 축이다. 사법부와 다른 국가권력과 차이점은 정치적 판단을 하지 않고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법적 양심으로 주어진 책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사법부는 다른 국가권력과 달리 독립성을 헌법이 보장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법치국가가 실질적으로 실현되려면 사법부가 헌법에서 주어진 권한을 엄정한 법의 잣대로 공평무사하게 행사해야 한다. 그런데 사법부는 지금 재판거래 의혹 속에서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등 혼란을 초래하면서 국민적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
사법부가 재판거래·법관사찰 의혹에 휩싸이게 된 것은 사건의 진위를 떠나서 불행한 일이다. 이런 의혹사건으로 인해 국민은 사법부를 불신하게 되고, 그 결과 재판의 공정성도 불신을 받게 된다. 사법부는 외부로부터 독립이 보장돼야 하지만 내부로부터도 독립이 보장돼야 한다.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상실하게 되면 국가권력으로서 민주적 정당성도 훼손된다. 이로 인해 실질적 법치국가는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 사건은 엄정한 절차를 통해 한 점 의혹도 없이 밝혀져야 한다.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면 관련 당사자들에게 엄정하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대법관의 정치적 중립의 중요성은 헌법을 보면 알 수 있다. 헌법은 사법부의 최고법원으로 대법원을 규정하면서 그 구성원으로서 대법원장과 대법관을 두도록 하고 있다. 헌법에 따르면 대법원장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대법관의 경우에는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국회의 동의와 대통령의 임명이란 절차를 밟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일반 법관은 대법관회의의 동의를 얻어 대법원장이 임명하도록 헌법에 규정돼 있다. 대법관회의는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규율과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 그동안 사법부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용어를 회자시키면서 국민으로부터 멀어졌다. 사법부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책무를 충실하게 이행하지 못했다. 더구나 재판거래 의혹사건이 발생하면서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법관이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휩싸이게 된다면 사법의 신뢰는 더욱 추락하게 될 것이다.
헌법은 법관에게 헌법과 법률에 따라 법적 양심으로 재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선수 대법관은 직무수행에서 정치적 고려는 일절 하지 않겠다고 했다. 사법의 생명은 헌법과 법률에 따른 공정한 재판을 통해 서로 대립하는 이해관계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해결책을 찾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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