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의견 경청 뒤 정책 반영
‘원팀’처럼 글로벌 현안 대응


전 세계 시장에서 보호무역주의가 득세한 가운데 통상 여건이 나빠지자 주요 국가에서는 정부와 재계의 협력관계를 긴밀하게 다지는 추세다. 자국 산업의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정부와 경제·산업계가 ‘원팀’으로 움직이면서 미·중 무역 전쟁 등 각종 글로벌 경제 현안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일본, 프랑스 등 주요 국가의 정부 수장들은 직접 경제·산업계와 소통 관계를 밀도 있게 유지하고 있다. 일본은 국가 주요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경제정책 자문회의 등 주요 국정 회의 때마다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게이단렌(經團連) 회장 등 기업 CEO가 배석한다. 게이단렌은 일본의 3대 경제인 단체다. 게이단렌 회장 등은 ‘전략 특구 회의’ ‘미래 투자 회의’ ‘일하는 방식 개혁 회의’ 등 주요 회의에 참석해 경제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 등을 논의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경제인연합회(MEDEF) 회의에 꼬박꼬박 참석해 기업인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 직후 MEDEF 등 4대 주요 경제단체를 돌아가면서 1대1로 면담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도 지난해 4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에 케빈 해싯 미국기업연구소(AEI) 소장을 임명했다. CEA는 대통령이 내놓은 경제 정책을 검증하고 보완하는 곳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 2016년 총리직을 맡은 이래로 대표 경제단체인 영국산업연맹(CBI)의 연례 콘퍼런스에 매년 참석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민간 경제단체인 독일산업연합 행사에 줄곧 참석하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정부가 기업과 시장의 의견을 경청해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경제 주체들과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이 시장에서 불러올 역효과와 리스크(위험)를 미리 막기 위해서다. 해외 재계 단체와 기업인들은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견제 세력이기도 하다. 정부와 시장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도 정부 정책에 대해 가감 없이 비판하면서 시장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국가들은 정부와 산업계가 손을 잡고 글로벌 악재를 극복하려 하는데 우리는 현 정부 들어 경제 현안에 대해 시장과 제대로 된 대화가 사라진 상황”이라며 “정부와 기업 간 소통이 끊기고 정부 정책에 시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을 경우 역효과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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