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31일 이정훈 강동구청장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민선 7기 구정 운영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 7월 14일 장애인 가족에 대한 심리적 지원과 인식 개선을 위해 강동구 둔촌동 그린웨이 가족캠핑장에서 열린 ‘2018 초록동네 해피캠핑’ 행사에 참가한 이정훈(왼쪽 두 번째) 강동구청장이 직접 조리한 음식을 어린이에게 건네고 있다. 강동구 제공
- ‘지역·계층 균형발전’ 제시한 이정훈 강동구청장
명일-고덕동과 천호-암사동 지역간 계층간 양극화 심해 공격적 투자로 균형발전 모색
내년 1월 ‘노동권익센터’출범 소상공인 보호·자영업자 지원
9호선 연장 예비 타당성 결론 2020년엔 착공할 수 있을 듯 버스연계 동남권 교통중심지로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이정훈 강동구청장의 당선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재선 서울시의원이었던 그는 의원직을 던지고 올 3월부터 구청장 선거에 ‘올인’했지만, 전망이 밝지 않았다. 경쟁자가 강동에 오랜 정치적 기반을 두고 있는 양준욱 전 서울시의회 의장과 지역 행정에 밝은 이계중 전 강동구 부구청장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감당하기에 버거운 상대들이었고 의원직 사퇴를 무모하게 보는 시선도 있었다. 스스로도 “의원직을 그만두니 언론에 기사 한 줄 나지 않더라”고 했을 정도. 하지만 그는 5월에 열린 더불어민주당 구청장 후보 경선에서 40.23%를 득표해 양 전 의장(35.98%)과 이 전 부구청장(26.16%)을 제쳤고, 본선에서 62.7%의 지지를 받아 구청장에 당선되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 구청장은 선거 사흘 전 전화 통화에서 “다리가 남아나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현장을 뛰고 있다”며 “일 잘하는 젊은 후보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었다.
민선 7기 취임 한 달을 맞아 지난 7월 31일 집무실에서 만난 이 구청장은 흐르는 땀을 닦으며 기자를 맞았다.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을 살펴보고 주민들을 만난 후 들어오는 길이라고 했다. 후보 시절 다짐했던 ‘발로 뛰는 현장 구청장’의 모습이었다.
이 구청장은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구정 운영 목표로 ‘균형 발전’을 제시했다. 재선 시의원을 하는 동안 지역을 돌아보며 느낀 문제를 확실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위치적으로 서울의 동쪽에 치우쳐 있고 중산층 거주 아파트들이 밀집한 명일·고덕동과 저층 노후 주택들이 많은 천호·암사동이 양극을 이루고 있습니다. 지역 간, 계층 간 불균형을 바로잡는 작업이 필요한데 기초단체로서 재정자립도의 한계 등으로 인해 공격적으로 투자하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균형 발전을 하기 위해서 공격적으로 정책을 내놓고 투자하려 합니다.”
그래서 ‘균형’에 방점을 둔 구청장 직속 ‘노동권익센터’ 설치가 이 구청장의 대표 공약이 됐다. 이 구청장은 올 하반기에 노동권익센터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구의회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노동권익센터를 구청이 직접 운영하면서 책임도 지겠다는 것”이라며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역할뿐 아니라 소상공인 보호와 자영업자 지원도 병행하면서 일하기 좋은 지역을 만들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 구청장의 노동권익센터는 구의회 제출과 심사·공포 등을 거치면 내년 1월엔 출범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구청에서도 이 구청장의 공약을 뒷받침하기 위해 조직 개편과 공무원 충원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 발전’도 이 구청장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중 하나다. 그는 ‘균형’과 ‘분배’가 이뤄지려면 ‘발전’이 선행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학생 운동가 출신이지만 증권사에 근무하며 실물경제를 다뤄본 경험에서 묻어나온 철학이다.
이 구청장은 “2021년까지 세계적인 가구 기업 이케아를 비롯해 100개 기업을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로 유치하고 강동일반산업단지에도 지식·엔지니어링 기반 기업 200여 곳을 유치하기 위해 세일즈에 나서겠다”며 “현재 진행 중인 업무복합단지 조성 작업이 끝나면 약 20조 원의 경제유발 효과와 약 11만 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 구청장은 강동을 동남권 교통의 중심도시로 변모시키는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그는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강서와 강동을 연결하는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사업 완성을 위해 노력한 결과 지난 5월 기획재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결론 났다”며 “앞으로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하고 설계를 거치면 2020년 초에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구청 차원에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구청장은 지하철 개통에 맞춰 연계 버스노선을 신설 또는 확대하는 교통망 구축도 준비하고 있다.
강동에서 아들 두 명을 키웠고 시의원 사퇴 전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이 구청장이 주목하는 또 다른 대상은 ‘학교’다. 그는 “아이들이 즐겁게 학교에 다니면서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예절을 배워야 하는데 요즘은 성적에만 매몰돼 경쟁 교육기관으로 변질한 면이 없지 않다”며 “앞으로 학교에서 다양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구가 예산을 투자하고 아동·청소년 센터를 늘려 교육의 질적 향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자녀가구 지원을 위한 ‘저출산기금’ 설치도 계획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강동에서 오랫동안 탄탄한 지지를 받은 비결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젊고 부지런한 정치인을 신뢰한 구민들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앞으로 더욱 현장을 열심히 누비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청의 모든 행정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구의회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요청할 것”이라며 “제가 펼치는 행정을 구민들께서 신뢰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고는 옷을 갖춰 입고 주민들이 있는 현장으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