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브리티시女오픈 4R
3번홀서 치명적인 트리플보기
선두에 5타 뒤진 13언더 기록
박성현도 샷 난조로 공동15위

22세 홀 데뷔전서 메이저 우승
“농담처럼 한 말이 이루어졌다”


유소연(28)과 박성현(25)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4번째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325만 달러) 마지막 날 항아리 벙커에 발목이 잡혔다. 세계랭킹 1위 탈환도 미뤄졌다.

유소연은 6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 랭커셔주 리덤 세인트 앤스의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 골프 링크스(파72)에서 끝난 4라운드에서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선두에 5타 뒤진 3위에 올랐다. 로열 리덤은 링크스 코스 특유의 악명 높은 항아리 벙커가 174개나 된다.

선두에 2타 뒤진 채 4라운드를 출발한 유소연은 3번 홀(파4)에서 치명적인 트리플보기를 범했다. 티샷이 왼쪽으로 당겨져 항아리 벙커에 들어갔고, 공을 레이업한 뒤 친 3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했다. 4번째 샷마저 그린을 훌쩍 넘겨 5타 만에 공을 그린에 올렸고 1m가 조금 넘는 더블보기 퍼트도 넣지 못했다. 이어진 4번 홀(파4)에서도 2번째 샷이 그린 옆 벙커에 들어가면서 유소연은 다시 보기를 적어냈고, 선두와의 격차가 7타까지 벌어져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하지만 마음을 내려놓은 유소연은 이후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유소연은 5∼7번 홀까지 3연속 버디를 잡아냈다. 10번 홀(파4)에서 그린에 공을 올리지 못해 보기를 범했지만 11∼13번 홀까지 다시 3연속 버디를 낚았다. 15번 홀(파5)에서 2온 후 2퍼트로 버디를 추가했다. 4라운드에서 버디 7개를 잡고, 트리플보기 1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였다.

유소연은 4라운드 직후 “3번 홀 티샷이 벙커에 들어가 공을 밖으로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다시 친 공이 러프 지역에 떨어졌다. 가장 아쉬운 것은 터무니없이 길게 친 4번째 샷이다. 보기로 마무리할 수 있었는데 트리플보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시즌 2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렸던 박성현도 항아리 벙커에 시달렸다. 선두에 3타 뒤진 채 4라운드를 출발한 박성현은 4번 홀(파4)에서 2번째 샷을 그린 옆 항아리 벙커에 빠뜨린 뒤 벙커에서만 3번 쳐 공을 그린에 올렸다. 결국 5온, 1퍼트로 더블보기를 범했다.

박성현은 이어 5번 홀(파3)에서도 더블보기를 적어내는 등 전반에만 4타를 잃으면서 역시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이날 5타를 잃은 박성현은 합계 5언더파 283타로 공동 15위까지 내려앉았다. 박성현은 “많이 아쉽고, 내년에 다시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에) 도전하겠다”며 “4번 홀에서 공이 벙커에 빠졌고 다음 홀에서 또다시 더블보기를 한 것이 치명타였다”고 밝혔다.

우승은 홈 코스의 조지아 홀(22·영국)이 차지했다. 홀은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챙겼고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생애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거뒀다. 홀은 이날 2타를 줄인 폰나농 페트룸(29·태국)을 2타 차로 따돌렸다. LPGA투어 데뷔 시즌에 메이저대회 우승의 기쁨을 누린 홀은 우승 상금 49만 달러(약 5억5000만 원)를 받았다.

홀의 부친은 ‘명인열전’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를 딸의 이름으로 선택했다. 홀이 태어난 1996년 4월 마스터스에서 영국의 닉 팔도가 우승했고, 홀의 아버지 웨인은 팔도의 마스터스 제패를 기념해 딸의 이름을 ‘조지아’로 지었다. 그리고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딸의 골프백을 직접 메고 코스를 돌아 메이저대회 우승을 ‘합작’했다.

홀은 로라 데이비스(4승), 앨리슨 니컬러스, 카렌 스터플스(이상 1승)에 이어 영국 여자골프 사상 4번째 메이저대회 챔피언으로 등록됐다.

홀은 4라운드 직후 “농담처럼 메이저대회에서 첫 우승을 거두겠다고 말하곤 했는데 실제로 이뤄졌다”면서 “9세 때부터 브리티시오픈 우승이 꿈이었다”고 밝혔다. 홀은 LPGA 투어 신인상 포인트 300점을 추가, 576점으로 신인상 부문 2위에 올라 889점으로 선두인 고진영(23)과 격차를 좁혔다.

한편 김세영(25)은 버디 8개와 보기 2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몰아치며 합계 9언더파 279타로 세계 랭킹 1위 에리야 쭈타누깐(23·태국) 등과 함께 공동 4위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지난해 우승자 김인경(30)은 공동 39위(이븐파 288타)에 머물렀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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