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격엔 큰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6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0 도쿄올림픽부터 50m 권총 등 남자 종목 3개를 폐지하고 혼성 종목을 새롭게 도입했다. 국제대회에선 올해부터 사격 혼성전이 치러지고 있다.
그런데 오는 18일 개막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선 사격 금메달 수가 절반 넘게 줄어들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사격엔 총 44개의 금메달이 걸렸지만,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선 20개뿐이다.
인천아시안게임 사격에서 한국은 금메달 8개, 은 11개, 동 8개 등 총 27개의 메달을 획득했기에 사격 금메달 축소는 ‘악재’로 여겨진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남자 종목 3개는 물론 단체전마저 제외했다. 사격 경기장이 한 곳뿐이라 단체전까지 치를 수 없다는 게 이유.
그래서 사격의 금메달은 더욱 소중하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첫날인 19일 10m 공기권총 혼성전에 출전하는 이대명(30·경기도청·왼쪽 사진)과 김민정(21·KB국민은행·오른쪽)이 금 과녁 명중을 꾀한다. 혼성전은 남녀 ‘짝’이 본선에서 50분 동안 40발씩을 사격하고 상위 5개 팀이 결선에 진출한다. 결선은 남녀가 5발씩 번갈아가면서 300초 동안 사격(1시리즈)하고, 3시리즈를 치른 후 단발 사격한다. 사격 순서를 지키지 않으면 감점이 주어진다.
이대명은 아시안게임에 특히 강하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50m 권총 단체전까지 우승하며 3관왕을 차지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10m 공기권총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정상에 오르면 3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이대명은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이어진 6차례의 선발전에서 ‘사격 황제’ 진종오(39·KT)를 꺾고 1위로 혼성전 티켓을 확보했다. 이대명과 진종오는 21일 열리는 10m 공기권총에서도 나란히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대명은 “종오 형이랑 경쟁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격 종목은 특성상 자신과의 경쟁”이라며 “훈련한 대로 실전에서도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민정은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장미(26·우리은행)를 꺾고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획득했다. 대표팀 막내로 출전했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는 경험 부족으로 입상하지 못했지만, 이후 각종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지난 6월 열린 대통령경호처장기대회 여자 10m 공기권총 본선에서는 한국신기록(583점)을 쐈다. 5월 뮌헨월드컵 25m 권총 번외경기에선 비공인 세계신기록(597점)을 작성했다.
김민정은 “생긴 지 얼마 안 된 종목이지만 혼성 경험이 부족한 것은 다른 나라 선수들도 마찬가지”라며 “대명 오빠가 잘 이끌어주리라 생각하고 호흡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김민정은 혼성전이 끝나면 22일 25m 권총, 24일 10m 공기권총 종목에서 추가 메달을 노린다.
사격대표팀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4개 획득이 목표다. 금메달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 그중 공기권총 혼성전은 ‘선봉장’이다. 윤덕하 사격대표팀 감독은 “이대명, 김민정의 격발 습관에 맞게 리듬을 살리면서 훈련하고 있다”며 “첫날 혼성전 결과는 전체 사격 일정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기에 특히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