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때 獨제작 프로펠러기
2540m 산 사면과 충돌한 듯
“180도 뒤집히더니 곤두박질”
구형기 빈티지 관광에 빨간불


스위스 알프스 산맥에서 79년 된 독일제 퇴역 군용기로 ‘빈티지 관광’에 나섰던 17명의 관광객과 승무원 3명이 전원 사망했다. 여섯 커플과 한 가족의 끔찍한 사망에 국제사회는 충격을 금치 못하는 한편, 구형 항공기를 이용한 빈티지 관광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5일 AP통신,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5시쯤 융커 JU-52 HB-HOT 항공기가 알프스 산맥 피츠세그나스산에 부딪혀 추락했다. 아니타 센티 스위스 경찰 대변인은 “사고로 탑승해 있던 전원이 숨졌다”면서 “승무원을 포함해 남성 11명과 여성 9명”이라고 밝혔다. 사망자의 국적은 17명은 스위스인이고 3명은 오스트리아인 부부와 아들 가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센티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이 항공기는 남부 로카르노를 이륙해 취리히 인근으로 향하던 중 피츠세그나산(해발 3000m)의 해발 2540m 고도 서쪽 사면과 충돌했다.

현지 언론은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비행기가 남쪽으로 180도 뒤집혔고 마치 돌처럼 땅에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목격자의 말에 비춰 볼 때 사고 원인은 폭발보다 충돌인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항공기가 워낙 구형이고 블랙박스도 없어 사고 원인을 파악하는 데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추락한 항공기는 빈티지 관광으로 인기를 끌었던 기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항공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39년 독일에서 제작된 79년 된 프로펠러 군용기로, ‘아이언 애니’라는 별명으로 스위스 공군에서 40년 이상 사용되다 1985년부터 현지 회사 JU에어에 의해 관광·레저용으로 운용돼왔다. 영화에도 수차례 등장한 항공기로, 히틀러 암살 작전을 다루며 2009년 국내 개봉한 톰 크루즈 주연의 ‘작전명 발키리’에도 나왔다. 리처드 버턴, 클린트 이스트우드 등이 출연하고 1969년 개봉한 전쟁영화 ‘독수리 요새’에서도 사용됐다.

이날 사고는 노후 기종이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빈티지 관광에 대한 적신호도 켜졌다. 쿠르트 발트마이어 최고경영자(CEO)는 5일 플림스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는 JU 창립 36년 역사상 최악의 날”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가 1982년 JU에어가 설립된 이래 최초의 인명 사고인 것으로 알려졌다. JU에어는 비슷한 기종을 모두 4대 운영 중이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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