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유력 증거 확인 못해”
시연회 참석·인사청탁 등
물증 내세웠지만 모두 否認
특검, 조만간 재소환 가능성
김경수 경남지사가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소환돼 약 18시간 동안 밤샘 조사를 받고 7일 귀가했다. 특검은 ‘드루킹’ 김동원 씨로부터 넘겨받은 휴대용저장장치(USB)와 드루킹이 이끄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들의 일치된 진술을 바탕으로 김 지사의 댓글조작 공모 여부 등을 추궁했으나 김 지사는 혐의를 부인했다. 특검은 김 지사에 대한 진술 분석을 마치는 대로 재소환 하거나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3시 50분쯤 조사를 마치고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구 J 빌딩을 나서며 “특검이 혐의를 뒷받침하는 유력한 증거를 제시했느냐”는 질문에 “유력한 증거가 확인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들어갈 때와 입장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오전 특검에 출두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했었다. 김 지사에 대한 신문은 전날 오전 9시 30분부터 자정까지 14시간 30분가량 진행됐으며 이후 조서 열람에 3시간 50분가량 소요됐다.
반면 특검은 김 지사의 혐의 입증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허 특검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놀랄만한 증거가 나왔다는데 김 지사도 놀랐느냐”는 질문에 “글쎄. 그건 개인 프라이버시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경남도정을 책임지고 있는 김 지사를 한 번 더 부르는 건 힘들지 않겠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수사팀이 필요하면 뭐 (할 수 있다)”라고 답했다. 필요한 경우 김 지사를 한 차례 더 소환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경공모의 본거지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출판사를 방문해 킹크랩(댓글조작 자동화 프로그램) 시연을 본 뒤 드루킹 측과 댓글조작의 ‘보고(드루킹)-지시(김 지사)’ 관계를 형성(업무방해 공범)한 것으로 의심한다.
특히 특검은 김 지사를 상대로 이뤄진 것으로 의심되는 킹크랩 시연에 참석한 드루킹 측근 3명으로부터 일관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특검 조사에서 모두 당시 김 지사가 시연 당시 앉은 자리와 몸짓 등에 대해 상세히 묘사했으며 진술은 거의 일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시연에 참석했다고 지목한 김 지사만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더불어 특검은 드루킹 USB와 김 지사 관사·집무실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드루킹과 김 지사가 댓글조작과 인사청탁을 거래(공직선거법 위반)하려 했다는 증거를 제시했으나 역시 김 지사는 ‘드루킹이 회원들에게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과장한 대화’라는 취지로 부인했다. 특검이 적용한 모든 혐의를 부인한 셈이다.
이에 따라 특검은 조만간 김 지사를 한차례 더 소환하거나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가 드루킹과의 메신저 대화 등 각종 물증 앞에서도 혐의점을 부인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적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임정환·이정우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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