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공권력이 폭력 현행범을 체포도 하지 않는 이상한 행태를 보였다.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 앞에서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9)이 구속 기간 만료로 석방된 6일 새벽 한국진보연대와 민중당 인사 등 200여 명이 무법천지를 연출했으나, 경찰은 단 한 명도 체포하지 않았다. 폭력·기물파손 등 불법 행위를 목격하면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것이 원칙인데도, 김 전 실장 탑승 차량의 앞유리를 부순 장본인의 신분증과 연락처만 확인하고 전원 돌려보냈다고 한다. 이들이 좌파 아니었어도 그랬을지 의심스럽다.

시위대는 김 전 실장에게 달려들어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퍼부었다. 승용차에서 그를 끌어내리려고 난동을 부렸다. 이들이 찌그러뜨린 차 안에서 그는 40여 분 동안 갇혀 있어야 했다. 그런 폭력에, 그것도 법 집행기관 정문 앞인데 엄중히 대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범인에게) 임의동행을 요구했지만 거절했고, 차량 파손에 대해 ‘모르겠다’는 말로 일관했다”고 둘러댄 경찰은 황당하기까지 하다. “이번 같은 정치적 집회의 경우, 현행범으로 체포하면 시위대를 자극해 상황이 격화될 우려” 운운한 것도 마찬가지다. 그러고도 법치 수호의 최일선 공권력임을 자처할 순 없을 것이다.

1심·2심 법원은 김 전 실장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등의 혐의를 인정해 각각 징역 3년·4년을 선고했다. 대법원 판결은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고, 다른 혐의 재판도 진행 중이다. 그 결과에 따라 당연히 재수감될 수도 있다. 하지만 검찰의 구속 연장 청구를 기각한 대법원 결정에 불복하면서 가하는 사적(私的) 폭력도 엄단하는 것이 공권력의 책무다. 그러지 않는 것은 ‘반(反)법치’ 선동과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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