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중등교육과정 등서 피해
주변에 창피해 혼자 가슴앓이
학업 중단 대학 진학도 포기
“60이 다 된 만학도가 ‘스쿨 미투’ 얘길 해도 되나요?”
오는 16일로 지난 1월 시작된 ‘미투(Me Too)’ 운동이 200일을 앞둔 가운데, 여전히 50대 이상 중장년층과 노인들은 성추행을 당해도 피해 사실을 털어놓지 못한 채 숨죽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사실을 범죄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주변에 민망한 일을 당했다고 말하는 데 대해 수치심을 느끼기 때문이다.
A 씨는 2014년 늦은 나이지만 배움에 미련이 남아 전남 목포의 한 성인 중등교육과정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다. 진학 결심에 자녀와 남편의 응원을 받고 학교에 다녔는데 어느 날 교장실에 불려간 뒤로는 학교생활은 한순간에 악몽이 됐다. 80이 넘은 학교장 B 씨는 교장실에 들어온 A 씨에게 “내 말을 잘 들으면 고등학교는 물론 대학 장학금도 주겠다. 나하고 연애하자”며 손을 잡았다. 강제로 무릎에 앉힌 뒤 입맞춤도 했다. 당황한 A 씨는 이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사건 이후에도 교장이 손을 잡으려 할 때마다 피해 다녀야만 했다. A 씨는 졸업 후 대학진학도 포기하고 학교엔 아예 발길을 끊었다.
A 씨는 8일 “잊으려고 애쓴 기억이 최근 여검사, 여고생, 여배우도 모두 ‘미투’한다고 해서 다시 생각났다”며 “60이 다 된 나이에 이런 일을 언급하는 게 자녀와 남편에게 창피해 혼자 가슴앓이했는데 다시는 만학도들이 이런 일을 당해선 안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B 교장은 이에 대해 “해당 사건은 기억나지 않지만 평소 학생들을 친근하게 생각해 농담을 많이 했는데 저 때문에 상처를 받았다면 미안하다”고 말했다.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여성가족부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신고센터의 연령별 현황을 보면, 피해자의 50대 이상은 33명, 60대 이상은 8명으로 전체의 20%에 달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고연령대의 피해자들 대부분이 ‘이런 일도 성추행이 되냐’고 묻거나 신고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아 실제 피해자는 더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
주변에 창피해 혼자 가슴앓이
학업 중단 대학 진학도 포기
“60이 다 된 만학도가 ‘스쿨 미투’ 얘길 해도 되나요?”
오는 16일로 지난 1월 시작된 ‘미투(Me Too)’ 운동이 200일을 앞둔 가운데, 여전히 50대 이상 중장년층과 노인들은 성추행을 당해도 피해 사실을 털어놓지 못한 채 숨죽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사실을 범죄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주변에 민망한 일을 당했다고 말하는 데 대해 수치심을 느끼기 때문이다.
A 씨는 2014년 늦은 나이지만 배움에 미련이 남아 전남 목포의 한 성인 중등교육과정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다. 진학 결심에 자녀와 남편의 응원을 받고 학교에 다녔는데 어느 날 교장실에 불려간 뒤로는 학교생활은 한순간에 악몽이 됐다. 80이 넘은 학교장 B 씨는 교장실에 들어온 A 씨에게 “내 말을 잘 들으면 고등학교는 물론 대학 장학금도 주겠다. 나하고 연애하자”며 손을 잡았다. 강제로 무릎에 앉힌 뒤 입맞춤도 했다. 당황한 A 씨는 이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사건 이후에도 교장이 손을 잡으려 할 때마다 피해 다녀야만 했다. A 씨는 졸업 후 대학진학도 포기하고 학교엔 아예 발길을 끊었다.
A 씨는 8일 “잊으려고 애쓴 기억이 최근 여검사, 여고생, 여배우도 모두 ‘미투’한다고 해서 다시 생각났다”며 “60이 다 된 나이에 이런 일을 언급하는 게 자녀와 남편에게 창피해 혼자 가슴앓이했는데 다시는 만학도들이 이런 일을 당해선 안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B 교장은 이에 대해 “해당 사건은 기억나지 않지만 평소 학생들을 친근하게 생각해 농담을 많이 했는데 저 때문에 상처를 받았다면 미안하다”고 말했다.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여성가족부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신고센터의 연령별 현황을 보면, 피해자의 50대 이상은 33명, 60대 이상은 8명으로 전체의 20%에 달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고연령대의 피해자들 대부분이 ‘이런 일도 성추행이 되냐’고 묻거나 신고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아 실제 피해자는 더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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