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해양수산부가 민어를 붕장어와 함께 8월의 어식백세 수산물로 선정했다. 이는 복달임 음식으로서 민어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 결과다.
둘째, 민어의 대량 양식에 성공을 거뒀다는 소식이다. 4∼5년은 키워야 출하할 수 있는 데다 적조·고수온 피해 등 실패 위험이 커서 그동안 민어는 대량 양식하기 까다로운 어종으로 간주됐다.
셋째, 짝퉁 민어를 DNA 검사로 가려낼 수 있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점성어가 민어로 둔갑하는 것을 막기 위한 유전자 분석 판별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활민어라고 판매하는 민어 가운데 간혹 홍민어라 부르는 점성어가 있다. 점성어는 얼핏 보면 민어와 많이 닮았지만 가격은 3분의 1 이하다.
넷째, 민어 가격이 많이 내려 지금이 부담 없이 민어를 즐기기에 딱 좋은 시기란 것이다. 민어가 많이 잡히면서 ㎏당 3만 원 선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00원 정도 떨어졌다.
20세기 초 초복 날 한성(서울의 옛 이름)의 지체 놓은 집안에선 민어 잔치가 벌어졌다. 옛 서울 양반은 큼직한 민어 한 마리를 올려놓고 회를 뜨거나 찜·탕을 끓여 푸짐하게 먹었다. 지금도 ‘복더위엔 민어찜은 일품, 도미찜은 이품, 보신탕은 삼품’이란 말이 전해진다.
민어는 270종에 달하는 민어과의 큰 형님 격인 대표 어종이다. 작은 것은 깜부기·통치 등으로 불린다. 통치는 ‘크기가 작아 제사상에 통째로 올라갈 수 있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대개 3㎏ 이상은 돼야 민어라 한다. 5㎏ 이상 크기여야 민어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제철은 여름이다. 다 자라면 길이 1m 남짓, 무게 15∼20㎏에 달할 만큼 기골이 장대하다. 비늘이 두껍고 커서 요리하기도 편하다. 성질이 급한 민어는 바다에서 잡는 즉시 죽는다. 이 때문에 활어로 보관이 어렵고 선어로 주로 먹는다.
정약전은 ‘자산어보’에서 민어를 면어라 했다. ‘입과 비늘이 크며 맛이 달다. 익히거나 회로 먹는다’고 기술했다. ‘동의보감’엔 ‘살이 후해서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살은 생선 중에서 가장 소화·흡수가 잘돼 어린이의 발육을 돕고 노인이나 큰 병을 치른 환자의 건강 회복에 유익한 생선’으로 표현돼 있다.
민어는 비늘 외엔 버릴 것이 없는 생선이다. 껍질·알도 밥과 함께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날 껍질에 밥 싸 먹다가 논 팔았다”는 옛말도 있다. 껍질·내장은 샤부샤부용 재료로도 기막히다.
부레(공기주머니)도 먹는다. 관절 건강과 피부 탄력에 유익한 젤라틴·콘드로이틴 성분이 풍부해서다. 부레는 7㎏ 이상 되는 큰 민어에서 많이 나오는데 맛이 고소하다. 살·껍질·부레를 함께 먹어야 비로소 민어를 먹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부레는 ‘가보’란 음식에도 들어간다. 민어 부레 속에 소(쇠고기·오이·두부 등)를 넣고 삶은 뒤 둥글게 썬 일종의 생선 순대가 ‘가보’다.
민어는 서해안에서 잘 잡히던 생선이다. 지금은 신안 임자도·무안 도리포 등 일부에서 명맥만 유지할 만큼 어획량이 현저히 줄었다. 조기처럼 물속에서 개구리울음을 내는 민어를 잡기 위해 어부들이 대통을 들고 나가던 모습은 이제 빛바랜 사진 속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 됐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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