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년간 태풍영향 덜 받고
산업화로 기후변화 심해진 탓”
최근 8년간 우리나라 여름철 바다 수온 상승 속도가 20년 전보다 2배 이상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해의 수온 상승 속도가 가장 빨랐고, 바다 표층 수온이 평균 25도인 지역이 한반도 중부에서 최근 2년 사이 북한 평안북도와 함경남도 인근 해역까지 북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추세라면 바다 수온이 상승하면서 폭염도 매년 더 심각해지는 것은 물론, 바다 어종 변화·어획량 감소 등의 피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전망이다. 이미 올해 폭염으로 인한 고수온 현상으로 양식 물고기 117만5000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9일 기상청 분석결과에 따르면, 서해·남해·동해 등 한반도 전 해역의 7월 평균수온은 2010년 이후 연 0.34도씩 상승해 1997년 이후 7월 평균수온 상승 경향인 연 0.14도의 2.4배가량이었다. 특히 서해 7월 평균수온은 2010년 이후 연 0.54도씩 상승해 1997년 이후 7월 평균수온 상승경향인 연 0.17도의 약 3.2배였다.
한반도 바다 수온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서 2016년에는 7월의 평균 25도 ‘등수온선(바다 표층 수온이 같은 곳을 이은 가상의 선)’이 충남 태안과 울산 인근 해역에서 나타나다가 2017년에는 인천 백령도와 강원 속초, 올해는 평안북도와 함경남도 인근 해역까지 북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수온이 급격히 상승한 것은 장기간 계속된 폭염으로 대기 온도가 상승하고 일사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유승협 기상청 해양기상과장은 “우리나라는 지난 몇 년간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적게 받아 해수면 아래 찬 바닷물과 표층의 따뜻한 바닷물이 섞이지 못해 수온이 낮아지지 못했다”며 “주변 국가의 산업화로 인한 기후변화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바다 수온 상승으로 매년 폭염은 더 심각해지고, 이로 인해 어종 변화, 어획량 감소, 양식장 집단 폐사 등의 피해가 속출할 것으로 전망됐다. 남재철 기상청장은 “뜨거워진 바다로 해수면이 상승해 해안가 침식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앞으로 연안 도시계획 수립 시 이 같은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고수온에 따른 잠정 피해액은 8일 기준 약 15억8900만 원으로 나타났다. 고수온·적조로 인한 양식 수산물 피해가 인정되면 최대 5000만 원의 재해복구비(보험 미가입 어가)와 생계비·학자금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현재 서해 남부 일부 해역을 제외한 전국 연안에 지난 7월 24일부터 ‘고수온 주의보(28도 도달)’가 발령된 상태다. 특히 충남 천수만 해역과 전남 서해 내만은 지난 6일부터 ‘고수온 경보(28도 이상이 3일 지속)’가 내려졌다.
이해완·박수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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