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혁신 놓고 노출된 입장차
‘개혁-실용 논쟁 재현’관측도

진문·범문·신친문 등 세분화
친박·진박·원박 분화와 유사


여권 내 권력 분화가 이뤄질 수 있는 균열 지점으로는 정책적 이념과 계파, 세대 등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역대 정권이 그랬듯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40%대로 떨어지면 균열의 틈이 확대되면서 권력 분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여권 내에서 최근 문재인 정부가 인터넷전문은행 은산분리 완화 등 규제 완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미묘한 입장 차가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2006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두고 여권 내 벌어졌던 ‘개혁 대 실용’ 논쟁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시 대선 주자로 꼽혔던 고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정동영 의원, 천정배 의원은 한·미 FTA에 대한 확연한 시각차를 보였고, 결국 이는 노선 간 갈등으로 비화하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이외에도 이라크파병, 제주 해군기지 건설 등의 문제를 놓고 계파가 분화하는 조짐을 보였다. 현 정부에서는 지난 6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삼성전자 평택공장 방문을 두고서도 지지자들은 물론 청와대와 정부 간 불협화음이 불거졌던 만큼 여권 내 노선 갈등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문 대통령과의 관계를 두고 벌어지는 논쟁도 갈등의 씨앗으로 지목된다. 최근 여당 내 논란이 됐던 ‘부엉이 모임’이 대표적인 사례다. 친문(친문재인) 그룹도 이미 ‘진문(진짜 친문)’ ‘범문(범친문)’ ‘신(新)친문’ 등으로 세분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때 여당이던 자유한국당이 ‘친박(친박근혜)’ ‘진박(진짜 친박)’ ‘원박(원조 친박)’ 등으로 분화된 것과 유사한 양상이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의 고향인 부산을 중심으로 한 부산·울산·경남(PK) 지역 세력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PK 출신이 결집할 경우 이명박 정부 때의 ‘영포(경북 영일·포항) 라인’, 박근혜 정부 때의 ‘대구·경북(TK) 실세’처럼 지역주의 계파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대 측면에선 86세대(1980년대 학번, 1960년대생)가 분화의 시작점이자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86그룹은 현재 당·정·청의 핵심 포스트에 자리 잡았다. 청와대에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한병도 정무수석, 백원우 민정비서관,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 등이 포진해 있고, 국회에는 송영길·우상호·이인영 의원 등이 대표 주자로 꼽힌다. 여권 관계자는 “전당대회에서 지지하는 당 대표 후보가 다를 정도로 86그룹의 정치적 결은 같지 않다”고 말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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