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영규의 가고 싶은 마을(백가마)’은 가수 백영규(사진)가 진행하는 라디오 경인방송(FM 90.7㎒)의 최장수 간판 프로다. 올해로 12년째 프로를 진행하는 백영규는 방송에서 통기타와 청바지로 대표되던 1970~1980년대 가요와 팝을 주로 들려준다. 그는 1978년 혼성 듀오 ‘물레방아’로 데뷔해 1980년에는 ‘가신님 그리워’로 솔로로 전향, ‘슬픈 계절에 만나요’로 많은 사랑을 받은 그 시절 대표 가수다. 하지만 그의 프로에서 백영규는 ‘촌장’이라 불린다. 영화 ‘라디오스타’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누구보다 백영규를 아끼고 좋아하는 라디오 팬클럽 ‘백가마’ 회원들은 “과거의 그를 잘 모른다고 ‘잊어진 가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우리가 현재의 그를 잘 모를 뿐이다”며 그를 두둔했다. 이들은 과거 자신들의 우상이던 백영규를 진심으로 응원하며, 자신들 역시 과거보다 멋진 현재의 삶을 꿈꾼다.
백영규도 마찬가지다. 이런 팬들의 마음을 알기에 그 역시 여러 팬클럽 중 백가마 회원들에게 더 많은 애정을 쏟는다. 두 달에 한 번 있는 정기모임에도 빠지는 일이 없다. “팬들이 ‘촌장’이라 불러주는데 저도 그렇게 행동해야죠. 두 얼굴의 ‘야누스’가 아닌 그들이 존중해 주는 촌장의 모습으로 함께 가고 싶은 마을을 꿈꾸고 있습니다.” 백영규는 예쁜 꽃다발과 화려하게 장식된 선물상자보다 집에서 담근 갓김치와 직접 만든 도토리묵 등을 싸와 먹어보라 권하는 백가마 회원들 덕에 자신도 두 번째 전성기를 살고 있다고 했다.
올해로 가수 데뷔 40년 차인 백영규는 지금도 왕성한 활동을 하는 가수다. 지난해 신곡 ‘술 한잔’을 발표하고 지난 4월부터는 전국을 돌며 공연 중이다. 지난달 29일에는 남궁옥분, 송창식 등과 함께 대구에서 열린 포크페스티벌에도 출연해 멋진 여름밤의 향연을 펼쳤다. 그동안 정규앨범 15장과 싱글앨범 5장을 낸 백영규는 한국저작권협회에 등재된 발표곡만 210곡에 달한다. 그는 요즘 ‘1952년생’ ‘그놈의 밥 때문에’ 등 신곡 녹음에 폭염도 잊고 지낸다.
인천 = 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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