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발표된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가 시행 1년을 맞아 국민에게 환자부담은 줄이고 건강보험 보장성은 늘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성공을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13일 시민단체와 전문가 등은 앞으로 급여화해야 하는 비급여 항목이 3000여 개에 달하는 만큼, 수요에 맞게 재정을 확보해야 함은 물론 문재인 케어 시행주체인 의료계와의 갈등도 해소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 1년보다 앞으로의 1년이 문재인 케어의 성패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 지원 등 재정 확보 관건 = 정부는 문재인 케어에 2022년까지 30조600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재정방안과 관련, 최근 10년간 3.2% 수준의 건보료 인상 폭을 유지하고, 정부지원으로 가능하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이에 맞춰 올해와 내년도 건보료 인상 폭은 유지됐다. 문제는 정부가 약속한 국고보조금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는 데 있다.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르면 국가는 매년 예산 연도 보험료 예상수입액의 14%에 상당하는 금액을 국고에서 공단에 지원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에 지원해야 하는 금액은 7조14억 원이지만, 보험료 수입액의 9.7%인 4조8736억 원만 지급하는 등 그동안 한 차례도 14%를 지원하지 않았다. 최근 10년간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에 지원하기로 약속했지만 지원하지 않은 금액은 7조 원이 넘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난 1년 동안 문재인 케어에서 핵심적으로 작동해야 하는 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건강보험 혜택이 늘어나다 보니 1차 의료기관보다는 3차 의료기관 등 대형병원으로 환자들이 몰렸다. 실제 올해 4월까지 국내 상위 5개 대형 병원의 진료비 증가율은 일반 병·의원의 2배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해 국회입법조사처도 보고서를 통해 문재인 케어가 시행되면 의료 이용자가 크게 늘어나고 특히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현재와 같은 불공정한 재원조달 방식을 유지하는 한 문재인 케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담보하기 어렵다”며 “국고지원 비율 확대를 차질 없이 이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의료계와의 갈등해결도 숙제 =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계는 여전히 문재인 케어를 반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의·정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지만 쉽사리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는 3600여 개 의학적 비급여는 의료계와 협의를 거쳐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히고 있다. 반면, 최대집 의협 회장은 “현 정부는 30조6000억 원으로 3600개 항목을 모두 급여화하겠다지만 실현 불가능한 정책”이라며 “조만간 열릴 의·정 협의체에서 항목과 재정 수정을 제안할 계획이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협의체를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건의료계 한 관계자는 “의사협회가 원하는 건 결국 적정한 수가 보장인데, 재원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국민의 건강보험료 부담을 늘리지 않으면서 의료계도 지원해주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정부 입장에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비급여의 건강보험 적용에 따른 의료계의 손실은 적정 수가 보상을 통해 의료 현장의 애로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