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분쟁 금액이 2000만 원 이하인 소액 사건의 경우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위원회 절차 완료 전까지 금융사의 소송을 금지하는 것은 금융사의 기본 권리를 제약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일괄구제’를 통한 소비자보호 강화 의사를 밝히면서 자칫 금융사의 경영부담은 물론 불필요한 금융분쟁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안의 주요 쟁점’ 보고서에서 금융위가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안에 담은 ‘소송이탈 금지제도’는 금융회사의 재판청구권을 제약한다고 지적했다. 양승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분쟁조정 사건의 80% 이상이 2000만 원 이하이므로 이 법이 제정되면 대부분 사건에서 소 제기가 금지된다”며 “약관 관련 분쟁 등 소액·동일 유형의 사건이 다수인 생명보험회사의 경우 회사에 미치는 경영상 부담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정적 영향이 커 금융회사가 법원에서 판단 받기를 원하는 경우까지 소송이탈을 금지하는 것은 오히려 시간과 비용의 낭비가 발생할 수 있다”며 “소액 사건 특례에 대한 예외 규정을 인정하거나, 상품 특성에 따라 소액 사건의 기준 금액을 구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금융권을 달군 보험사의 즉시연금 미지급금 지급 당위성 여부도 결국 법정에서 가려지게 되면서 소송이탈 금지제도 법제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분쟁조정위 단계에서 소송도 할 수 있었다면 이제 와서 보험사의 지급 책임을 놓고 논란이 일진 않았을 것”이라면서 “법제화까지 한다면 되레 금융 분쟁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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