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가운데) 통일부 장관이 13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관계자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조명균(가운데) 통일부 장관이 13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관계자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통일각서 南北고위급회담

리선권“손잡고 가는 시대 실감”
조명균“서로 같은 마음이 중요”
李, 회의공개 주장… 趙는 거절

韓, 정상회담 날짜 9월초 제시
오후 늦게 합의문 발표 나올듯


13일 오전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진행된 남북 고위급회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3차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를 두고 집중적인 논의가 오갔다. 우리 측은 회의에서 정상회담 시기를 9월 초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관련 논의를 진행한 뒤 합의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통일각에서 열린 회담에서 양측 대표들은 서로 덕담을 주고받았다. 먼저 모두 발언을 한 북측 대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은 “8월 7일이 입추로 가을이 시작된다”며 “북과 남이 이제는 서로가 서로의 뜻을 거스르지 않고 함께 손잡고 나가는 시대가 됐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리 위원장은 이어 “북남 수뇌분들의 평양 상봉이 또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 문제를 논의하면 앞으로 민족이 바라는 또 소망하는 문제들에 확답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된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측 대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1년 전만 해도 남북 관계가 상당히 긴장이 고조되고 대결이 오고 가는 관계 속에서 북측의 국무위원장께서, 남측의 정상께서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해줘서 판문점 선언이 나오고 각 분야에서 사업이 진행 중”이라며 “서로 같은 마음으로 해 나가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어 “오늘 회담도 제기되는 많은 문제가 있을 것인데 그런 마음으로 해 나가면 못 풀 문제가 뭐 있느냐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리 위원장은 회의 공개를 또다시 주장하기도 했다. 리 위원장은 “골뱅이 갑 속에 들어가서 하는 것처럼 제한되게 하지 말고 공개되게 투명되게 사실이 보다 공정하게 알려질 수 있게 회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아무래도 서로 간에 툭 터놓고 얘기하자면 고려할 게 있고, 무엇보다 제가 수줍음이 많아서 기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말주변이 리 단장님보다 못하다”고 거절 의사를 밝히면서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됐다.

우리 측은 이날 회의에서 정상회담 날짜로 9월 초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소가 평양일 경우 통상적인 준비 사항 등을 감안할 때 8월 말은 쉽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8월 말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우리 측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정권 수립 70주년인 9·9절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북측이 이르면 8월 말, 늦으면 9·9절 행사 이후로 제안할 가능성이 모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날 오후 늦게 합의문을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정상회담 시기·장소와 함께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등 경협 관련 사안에 대한 합의가 도출될지도 주목된다. 이 밖에 북측 예술단의 ‘가을이 왔다’ 서울 공연 일정과, 역시 가을에 서울에서 열기로 한 통일농구대회 일정 등도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특히 이번 고위급 회담 대표단에 김윤혁 철도성 부상과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포함시켜 경협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와 관련, 남북은 이날부터 개성에서 평양까지 이어지는 경의선 도로의 현대화를 위한 현지 공동조사에 들어갔다.

판문점=공동취재단, 박준희 기자 vin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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