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대 여성 1심 선고
법원“반성만으론 책임 못져
성별따라 처벌 안달라진다”
여성계 “초범에 과도한 형량
우리가 움직일 수밖에 없어”
경찰의 편파수사 논란을 촉발했던 ‘홍익대 누드모델 불법촬영(몰래카메라) 사건’ 가해자 안모(여·25) 씨에게 법원이 13일 실형을 선고했다. 극심한 성(性) 갈등의 시발점이 된 이 사건 피의자가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되면서 혜화역·광화문광장 시위로 이어진 여성들의 반발은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14일에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1심 선고가 이뤄질 예정이어서 재판 결과에 따라서는 사회적 논란이 증폭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이은희 부장판사는 이날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구속 기소 된 안 씨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하며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안 씨는 실형이 선고되자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남자냐 여자냐에 따라 처벌의 강도가 달라질 수는 없다”며 “반성만으로 책임을 다할 수 없고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 몰래 성기를 포함한 신체를 촬영해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 회복할 수 없는 인격적인 피해를 줬다”며 “인터넷 사이트의 파급력을 고려해 상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피해자는 고립감과 절망감을 느끼고 있고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안 씨는 지난 5월 1일 홍익대 회화과 누드크로키 수업에서 남자 누드모델의 나체 사진을 찍어 남성혐오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 수사 결과 안 씨는 범행 직후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한강에 버렸고, 워마드 관리자에게 “인터넷주소(IP)와 로그 기록, 활동 내역 등을 삭제해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는 등 증거를 인멸했다.
안 씨가 구속될 때부터 여성계는 크게 반발했다. 이날 1심 선고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혜화역·광화문광장 시위의 주축이 된 인터넷 카페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에는 선고 직후 판결을 비난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한 회원은 “몰카 100번 찍은 의대생은 앞길 창창하다고 집행유예 주더니, 이래도 편파수사가 아닙니까”라고 주장했다. 김여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는 “가해자가 초범인데 징역을 받는 경우가 사실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이례적인 일을 계속해서 만든다면 여성들은 더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구속 때도 논란이 많았다. 몰래카메라 범죄는 용의자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수사가 느리게 진행되는 게 일반적인데, 이 사건은 신속히 수사가 진행돼 5월 12일 안 씨가 구속까지 됐기 때문이다. 증거인멸 등 구속 사유가 있었으나 “가해자가 여성이어서 경찰이 신속하게 사건을 해결했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혜화역과 광화문광장에서 4차례에 걸쳐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동일범죄, 동일처벌”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경찰의 편파수사를 규탄했다. 8일엔 경찰이 워마드 운영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편파수사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여성단체는 “여성혐오 게시물이 다수 게재된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조사엔 소극적이었던 경찰이 편파수사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4일 예정된 안희정 전 지사 1심 선고는 또 하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손우성·윤명진 기자 applepie@munhwa.com
법원“반성만으론 책임 못져
성별따라 처벌 안달라진다”
여성계 “초범에 과도한 형량
우리가 움직일 수밖에 없어”
경찰의 편파수사 논란을 촉발했던 ‘홍익대 누드모델 불법촬영(몰래카메라) 사건’ 가해자 안모(여·25) 씨에게 법원이 13일 실형을 선고했다. 극심한 성(性) 갈등의 시발점이 된 이 사건 피의자가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되면서 혜화역·광화문광장 시위로 이어진 여성들의 반발은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14일에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1심 선고가 이뤄질 예정이어서 재판 결과에 따라서는 사회적 논란이 증폭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이은희 부장판사는 이날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구속 기소 된 안 씨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하며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안 씨는 실형이 선고되자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남자냐 여자냐에 따라 처벌의 강도가 달라질 수는 없다”며 “반성만으로 책임을 다할 수 없고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 몰래 성기를 포함한 신체를 촬영해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 회복할 수 없는 인격적인 피해를 줬다”며 “인터넷 사이트의 파급력을 고려해 상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피해자는 고립감과 절망감을 느끼고 있고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안 씨는 지난 5월 1일 홍익대 회화과 누드크로키 수업에서 남자 누드모델의 나체 사진을 찍어 남성혐오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 수사 결과 안 씨는 범행 직후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한강에 버렸고, 워마드 관리자에게 “인터넷주소(IP)와 로그 기록, 활동 내역 등을 삭제해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는 등 증거를 인멸했다.
안 씨가 구속될 때부터 여성계는 크게 반발했다. 이날 1심 선고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혜화역·광화문광장 시위의 주축이 된 인터넷 카페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에는 선고 직후 판결을 비난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한 회원은 “몰카 100번 찍은 의대생은 앞길 창창하다고 집행유예 주더니, 이래도 편파수사가 아닙니까”라고 주장했다. 김여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는 “가해자가 초범인데 징역을 받는 경우가 사실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이례적인 일을 계속해서 만든다면 여성들은 더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구속 때도 논란이 많았다. 몰래카메라 범죄는 용의자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수사가 느리게 진행되는 게 일반적인데, 이 사건은 신속히 수사가 진행돼 5월 12일 안 씨가 구속까지 됐기 때문이다. 증거인멸 등 구속 사유가 있었으나 “가해자가 여성이어서 경찰이 신속하게 사건을 해결했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혜화역과 광화문광장에서 4차례에 걸쳐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동일범죄, 동일처벌”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경찰의 편파수사를 규탄했다. 8일엔 경찰이 워마드 운영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편파수사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여성단체는 “여성혐오 게시물이 다수 게재된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조사엔 소극적이었던 경찰이 편파수사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4일 예정된 안희정 전 지사 1심 선고는 또 하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손우성·윤명진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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