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국민연금 운용에 대한 국민 불신(不信)이 더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재정계산·제도발전위원회가 오는 17일 공청회를 통해, 연금 재정의 고갈 시점 전망을 5년 전에 예상했던 2060년보다 3년 앞당기면서 보험료 인상(引上) 방안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지난 9일 알려졌는데, 그 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격렬한 비판 글이 1000건을 넘었다. ‘이런 식이라면 평생 국민연금 보험료만 내다가 연금 수령은 해보지도 못하고 사망에 이를 것’ ‘평생직장이 없어진 시대에 그나마 연금 내기도 벅찬데 수령 나이 올리고, 연금 보험료 인상하려는 게 제정신인가’ ‘차라리 국민연금을 폐지하라’ 등이다.

박능후 장관은 12일 일요일인데도 이례적 ‘입장 자료’를 내며 ‘자문안으로 논의되는 일부일 뿐, 정부안으로 확정된 것이 아니다’ 하고 허겁지겁 둘러댔으나, 그런 식으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물론 저출산과 고령화 심화에 따라 국민연금 개편은 불가피하다. 더 내고 덜 받을 수밖에 없다. 대전제는 전문성과 독립성 확보 등을 통해 국민 불신을 해소하는 일이다. 현재 635조 원 규모인 국민연금은 수익률을 1%포인트만 높여도 고갈을 5년 이상 늦출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수익률은 0.46%였다. 국내주식 투자 수익률은 -1.15%였다. 그런데도 정치인 출신인 김성주 이사장은 12일 “국민연금의 평균 수익비는 1.6∼2.9배이며, 민간 보험사 개인연금은 1배를 넘지 못한다” 운운의 아전인수로 국민 억장이 무너지게 했다. 인사부터 연금 논리 아닌 정치 논리에 맞춘 ‘코드 운용’이 자초한 결과다. 심지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문 대통령 대선 공약에 맞춰, 자율이 생명인 사기업의 경영권에 개입하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까지 지난 7월 30일 확정했다.

국민연금도 공무원연금처럼 정부의 지급 보증을 명시하는 연금법 개정이 추진된다고 하지만, 공적 연금을 모두 통합하는 것이 정도(正道)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서울 환원도 서둘러야 할 일이다. 투자 결정 환경이 효율적인 서울을 놔두고 전북 전주시로 이전했던 포퓰리즘 단견(短見)을 이제라도 탈피해야 한다. 그러잖으면 투자 효율성을 키울 유능한 전문가들의 이탈·기피 추세, 정치 논리로 더 망가지는 현상 등에 따른 국민 불신과 분노는 더 커지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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