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이 집중한 3大 과제
적폐청산·소득성장·평화체제
지지율 하락의 함의 살필 때
취지 좋아도 정책 잘못되거나
성급하게 추진되면 성과 못 내
국민 전체를 향한 정책 펼쳐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國政) 지지도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지난주 조사에서는 58%를 기록하면서 취임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청와대는 물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급락세에 당황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문 정부가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등의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국민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지지도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고 지금도 낮은 건 아니나 그 함의를 살피는 일이 중요하다.
사실, 촛불과 탄핵으로 초래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탄생한 문 정부는 지난 1년여 동안 분명한 정책 기조를 가지고 국정을 운영해 왔다. 먼저, 그동안 누적돼 온 적폐를 청산하고, 청렴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반부패 개혁정책을 가장 중요한 국정 기조로 삼으면서 높은 지지도를 구가해 왔다. 또한, 복지를 확충하고 저소득층의 소득 수준을 제고(提高)해 성장을 촉진한다는 소득주도 성장론을 강력히 옹호해 왔다. 그리고 남북 정상이 함께 판문점의 군사분계선을 넘는 모습은 비핵화를 통해 남북한 평화체제를 구축하려는 문 정부의 의지를 국제사회에 각인시켜 주었다. 정부의 이와 같은 국정 운영의 목표들은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노동시장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중구조가 고착화하면서,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저임금 노동자의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로 지적되고 있으며, 또한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도 가장 높은 나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저소득층의 가계소득을 증진하고, 복지를 확충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과제다. 안보의 측면에서 지난해 북한의 잇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우리 국민의 안보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지역 안보에도 커다란 위협 요소가 되고 있던 차에 김정은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낸 문 대통령의 과감한 결단은 높이 평가해야 마땅하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리 정책의 목표와 취지가 좋더라도 정책이 효과적으로 집행되지 않으면 원하는 성과를 창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먼저, 국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적절한 정책 수단이 채택되고 집행되고 있는지 살펴보자.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소득주도 경제성장 정책은 기대했던 성과를 가져오지 못한 채, 최근 포용적 성장 정책으로 대치되면서 정부의 정책 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했다. 그 과정에서 나타난 청와대와 정부 부처 사이의 불협화음도 국민의 신뢰를 크게 저해했다. 그 결과 대통령이 직접 규제혁신을 설파해도 여전히 혁신기업의 창업과 투자를 크게 유도하지 못하고 있다.
한반도의 비핵화 측면에서도 남북 간, 미·북 간 정상회담이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대응과 제재의 수위를 두고 지난 1년여 동안 한·미 간 불협화음이 계속되면서 동맹의 신뢰가 상당히 약화했다는 점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다음으로, 문 정부가 정책을 성급하게 추진하면서 정책의 시간적 지평이 지나치게 짧아졌다는 점도 정책의 성과를 반감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 사회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을 증진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것도 필요하다. 남북한 평화체제 구축은 더 말할 나위 없는 당위성을 갖는 정책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들은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충분한 시간의 논의를 거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다른 정책과 연계해 치밀한 준비를 해야 기대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들이다. 현 정부 임기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지나치게 조급하게 정책을 추진하면서 정책 성과를 반감시키고 있다.
끝으로, 정부의 정책이 지나치게 정파적·계층적인 편협성을 가지고 있어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과 대결을 촉발하는 면이 있다.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고, 사회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반드시 계층 간 승자와 패자를 만드는 대결 구도를 설정할 필요는 없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저임금 노동자와 소상공인 간 갈등이 유발되고 있는 모습은 이러한 정부의 실수를 잘 보여준다. 정부가 정파와 계층을 떠나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정책을 펼칠 때, 그 정책이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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