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 안팎에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설정 총무원장이 즉각적인 사퇴를 거부하면서 전·현 총무원장의 힘겨루기 구도 속에 조계종 사태는 극도의 혼란에 빠졌다. 이에 총무원장에 대한 불신임을 가결할 수 있는 16일 조계종 임시 중앙종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설정 원장은 1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진실 여부를 떠나 종단의 안정을 위해 스스로 사퇴하고자 했으나, 종단 내부의 뿌리 깊은 기득권 세력에 의해 은밀하고도 조직적으로 견제되고 조정되는 상황을 목도했다”며 “어떠한 오해와 비난이 있더라도 종단 개혁의 초석만은 마련하고, 2018년 12월 31일 총무원장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정 원장이 지목한 기득권 세력은 현재 조계종 최대 세력인 자승 전 총무원장 측이기 때문에 전·현 원장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조계종 사태의 분수령이 될 16일 임시 중앙종회에서는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총무원장 불신임을 가결할 수 있다. 그 결과를 섣불리 전망할 수는 없지만 현재 중앙종회 의원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종단 최대 계파 ‘불교광장’이 결집하고, 추가로 세를 모을 경우 불신임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불교광장’은 자승 전 총무원장의 절대적인 영향력 아래 있다.

불신임안이 통과되면 설정 스님은 사퇴하고, 총무원장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돼 60일 이내에 총무원장 선거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조계종 재야 세력은 설정 스님이 사퇴할 경우, 종회를 장악한 종단 정치권이 다시 종권을 거머쥘 것이라며, 단순한 설정 스님 퇴진을 넘어 중앙종회 자체의 해산을 요구하고 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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