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유 플랫폼 경제로 가는 길’ 저자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

기재부 ‘10兆투입’에 회의적
“공공 투자 비효율 이미 검증
지난 20년간 성공 사례 없어
규제· 플랫폼 경제 공존 불가
개인정보 쇄국주의가 걸림돌”


“또 돈인가? ‘플랫폼(platform) 경제’는 정부의 투자로 될 문제가 아니다.”

기획재정부가 플랫폼 강국 도약을 위한 선도사업에 5년간 10조 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한 것과 관련, ‘공유 플랫폼 경제로 가는 길’ 저자인 이민화(사진) 카이스트 교수는 14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플랫폼 경제는 규제개혁과 정책 전환으로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돈을 투자한다는 것은 결국 돈을 나눠주고 관리하면서 또 다른 ‘룰(rule)’을 만들어 규제하겠다는 것”이라며 “공공 투자의 비효율은 이미 충분히 검증됐고, 지난 20년간 성공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정부의 직접 지원은 매우 제한적이고 생태계 구축에 기여 하는 정도여야 한다”며 “표준을 만들고 제도를 개혁하고 ‘테스트베드(시험장)’를 제공하는데 돈이 들어가야 할 이유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그러면서 “투자는 민간이 하는데, 시장 실패 영역에 마중물 제공으로 국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하는 건 맞고, 아직 비어 있는 플랫폼들도 많다”면서 “정부의 목표가 틀린 것이 아니라 수단이 틀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규제와 플랫폼 경제는 ‘공존’이 불가능 하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의 클라우드와 개인정보 규제를 대표적 문제로 꼽았다. ‘클라우드와 개인정보 쇄국주의’가 4차 산업혁명의 길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클라우드의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이 처리해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 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막대한 투자를 한 하드웨어 데이터 고속도로 곳곳에 규제의 바리케이드가 처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플랫폼은 반드시 클라우드에서 만들어지는데, 아직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클라우드를 거의 사용 못 하고 중앙정부는 아예 금지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클라우드 규제를 안고 가면서 플랫폼 경제 하겠다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개인정보규제와 관련해서도 “플랫폼은 데이터로 만들어지는데, 개인정보 활용을 꽁꽁 묶어 놓고 플랫폼 경제를 하겠다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비식별 정보(주민등록번호처럼 특정한 개인을 구분할 수 있는 정보를 제외한 데이터) 활용을 위해 국회에 제출된 법안과 현재 개별법에 우선권을 주고 있는 클라우드 특별법 예외조항을 삭제한 개정안이 통과되는 것이 10조 원 투자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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