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생산실적 4년새 반토막
창원 中企가동률 69%에 불과
울산, 쇠락 美러스트벨트 닮아
朴정부 추진 ‘규제프리존법’
민주당의 ‘지역특구특례법’
내용 비슷한데 ‘원조’氣싸움
“대승적 합의로 조속 처리를”
‘고사(枯死) 위기’에 빠진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규제 완화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산업계와 지역 경제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주축 산업의 위기가 지역경제 침체로 직결되면서 이러한 주장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정부는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철수 등 지역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전북 군산을 비롯해 조선산업 불황으로 지역경제가 침체된 경남 거제·통영, 고성군, 경남 창원 진해구, 울산 동구 등 6개 지역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했다. 고용위기지역 지정은 2009년(평택), 2013년(통영)에도 있었지만, 2곳 이상의 지역이 한 번에 지정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16일 재계와 지역경제계에 따르면 구미·창원·울산 등 ‘산업 1세대’ 도시들도 쇠락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전자산업의 메카였던 구미는 2011년 61조7934억 원의 생산실적을 내다가 2015년 30조4318억 원으로 4년 새 거의 반 토막이 났다. 기계산업 중심의 창원도 주변 지역인 거제의 조선업 몰락과 맞물려 불황을 맞고 있고, 이 지역 중소기업 가동률은 2015년 76.6%에서 최근엔 69.7%로 하락했다.
구미의 상가 공실률은 전국 평균의 4배, 창원지역의 제조업 일자리는 4년 새 7000개가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지역경제의 축을 이루던 제조업의 철수로 인한 ‘공동화(空洞化)’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로이터는 최근 보도에서 “한국 울산의 현재가 지난 1970~1980년대 급격한 산업발전 이후 쇠락한 미국 중서부 일대의 러스트 벨트(Rust Belt)와 많은 부분에서 비슷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제조업 공동화 위기에 처한 지역경제를 첨단산업 위주의 새로운 생태계로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지난 정부에서 추진했던 것이 ‘규제프리존특별법’이다. 하지만 ‘대기업 특혜 논란’을 제기한 당시 야당(현 더불어민주당)의 반대에 부딪혀 통과되지 못했다.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드론, 빅데이터, 바이오 제약 등 미래먹거리 분야로 지정된 분야가 주로 대기업의 사업영역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민주당은 그 대신 ‘지역특구특례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올 3월 민주당이 ‘규제 샌드박스’를 주장하며 발의한 5가지 법안 중 하나다.
두 법안은 발의 시기와 정당이 다르지만, 사실상 내용이 비슷하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 신사업을 육성할 때 생기는 규제를 없애 지역별로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업종을 집중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규제프리존특별법이든 지역특구특례법이든 정치권이 이른바 ‘원조법’ 논란에서 벗어나서 하루빨리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게 산업계는 물론 지역경제계의 일치된 목소리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역특구법, 규제프리존법이 모두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법안인데 정치권에서는 명칭과 소관 상임위를 놓고 정쟁하다 시간 낭비하지 말고 대승적으로 합의해 하루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서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했다면 이미 충분히 검토해서 풀어도 폐해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이런 것을 기업에 대한 특혜라고 보는 건 무리가 있고, 행정적 규제를 풀어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방승배·김성훈 기자 bs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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