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항상 호기심이 가득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좋아했던 것이 호랑이 같은 큰 동물, 혹은 임꺽정 같은 괴력의 사나이, 그리고 무엇보다 바다였다. 바다를 보면 아빠는 시선이 수평선으로 한없이 뻗어나가다가 결국 자신에게로 돌아와 성찰로 남는다고 하셨다.
아빠의 바다에 대한 애정은 낚시(사진)로 이어졌다. 40대부터 틈만 나면 낚시 장비를 챙겨 들고 바다로 가시곤 했다. 그리고 이 애정은 역시 소설에도 나타난다. 그중에서도 특히 단편 ‘남도기행’은 아빠의 바다와 낚시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난 작품이다. 서울 낚시꾼이 전라남도 섬으로 낚시를 가는 이야기인데 마치 아빠의 낚시 여행을 따라간 듯 생생함을 안겨준다. 그리고 이야기 중간중간 바다 오염, 광주 민주화 항쟁, 이순신에 관한 이야기들이 툭툭 등장한다.
마치 맥락이 없는 듯 나타난 이 이야기들은 마지막에 훌륭히 하나의 결말로 어우러진다. 짧은 단편에서도 훌륭한 구성력을 보여주고 계신 것이다.
아빠, 소설가 홍성원은 마지막 유언으로도 바다를 언급했다.
“한 개의 선과 두 개의 색상이 바다가 만드는 구도의 전부다. 가장 큰 것이 가장 단순해서 바다는 우리를 감동시킨다. 우리가 다시 바다에서 만난다는 것은 더 할 수 없는 축복이다.”
그리고 아빠는 끝내 먼저 바다로 떠나가셨고, 아빠의 유언은 가족납골묘 문학비의 비문으로 남았다. 돌아가신 지 10년, 끝없는 그리움으로 살아왔지만 그래도 나는 희망이 있다. 우리는 다시 아빠를 그 좋아하셨던 바다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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