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만 前 해군작전사령관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이후 남북 교류가 활발하다. 남북 당국자 간 회담(정상회담, 고위급회담, 군사회담 등)은 물론 각 분야(체육·예술·노동계 등) 교류도 많아지고 있다. 우리 국민이 북한 여러 지역(평양·원산 등)을 방문했다. 우리 군용기도 북한을 갔다왔다. 북한 선박 ‘만경봉-92호’가 우리 항구 묵호항에 입항했다. 천안함 폭침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전 정찰총국장)은 평창올림픽 때 우리 지역을 방문하고 남북 정상회담에도 참석했다. 이 모두 대북(對北) 5·24조치를 위반한 것이다. 천안함 관련 단체와 안보 단체(성우회 등)가 김영철의 방문을 그토록 반대한 이유다.

5·24조치란, 지난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폭침 도발이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진 이후 같은 해 5월 24일 취한 우리 정부의 북한에 대한 제재 조치다. 주요 내용은 다음 다섯 가지다.

①제주해협을 포함해 우리 측 해역에 북한 선박의 운항과 입항 금지 ②남북 간 일반 교역은 물론 위탁가공 교역을 위한 모든 물품의 반입·출입 금지 ③개성공단과 금강산지구를 제외한 북한 지역에 대한 우리 국민의 방북 불허 및 북한 주민과의 접촉 제한 ④북한에 대한 신규 투자 불허,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의 투자 확대도 금지, 개성공단의 생산 활동은 지속되도록 하되 체류 인원은 축소 운영 ⑤대북(對北) 지원 사업은 원칙적으로 보류하되, 다만 영유아 등 취약계층에 대한 순수 인도적 지원은 유지 등이다.

여기에서 금강산지구 우리 측 부동산은 천안함 폭침 해인 2010년 4월에 북한이 일방적으로 몰수했다. 그리고 개성공단은 북한의 6차에 걸친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로 우리 정부가 2016년 2월에 가동을 중단시켰다.

천안함 폭침은 ‘유엔헌장과 정전협정, 그리고 남북합의서’를 모두 위반한 전쟁 도발 행위다. 평화 시에 타국의 영해에서 활동 중인 군함을 잠수정 어뢰 공격으로 격침한 것은 역사상 처음 발생한 일이다. 그래서 우리 정부가 대북 5·24조치를 취한 것이다. 그런데 현 정부는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 때의 판문점 선언 합의에 따라 남북 교류를 이미 시작했고, 남북 경협(經協)을 위한 대대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남과 북은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계각층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하기로 하였다’는 합의문 1의 ④항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5·24조치 해제가 필요하다.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하여 10·4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여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하였다’는 ⑥항도 마찬가지다.

5·24조치 해제는 북한이 천안함 폭침 도발에 대해 ‘인정·사과하고, 손해배상과 재발 방지 조치 및 책임자 처벌’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러나 북한은 그동안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과 수차례의 남북 군사회담에서 북한의 도발임을 인정하기를 거부했다. 오히려 그들은 “천안호 사건은 모략극, 날조극이다. 천안호는 미군 잠수함과 충돌해 침몰한 것이다”라고 주장하면서 5·24조치를 해제하라고 일방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만약 5·24조치를 무시하고 우리 정부가 북한과 교류·협력을 계속한다면, 북한 주장대로 우리 정부의 자작극임을 인정하는 셈이 된다. 자칫 정부와 군의 정체성 상실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다음 달로 예정된 문재인 정부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천안함 폭침 사건이 종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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