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취임 이후 한 차례도 북한을 방문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 북·중 관계(북 문화어로는 조중(朝中)·중국어로는 중조(中朝) 관계)는 1949년 수교 이래 군 대 군, 당 대 당, 정부 대 정부의 3각 유대 관계를 형성해왔다.
마오쩌둥 이래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등 중국 지도자는 예외 없이 임기 중 평양을 방문했고, 김일성·김정일도 베이징 등 중국 지역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북 실권자가 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6년 넘게 중국을 방문하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 베이징과 다롄을 세 차례에 걸쳐 방중했다. 이제 시 주석이 평양을 방문할 차례다.
시 주석이 북 정권수립일(9월 9일) 70주년에 맞춰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북 당국은 최근 중국인 단체 관광을 중단했다.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위원장 3차 정상회담 일정도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시 주석이 ‘9·9절’에 맞춰 평양을 방문할까. 가게 되면 후 주석 이래 13년 만의 중국 지도자 방북이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 6월 시 주석 주재로 중앙 외사공작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 역사성, 대국성(大局性), 현실성에 기초해 한반도 정책을 펴기로 했다고 한다. 역사성-한반도는 역사적으로 중국의 핵심 이익이 달린 지역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뜻이고, 대국성-현재 한반도 정세는 복잡다단하지만 핵심은 미·북 간의 갈등이라는 점이며, 현실성-미·중 국력 격차를 감안, 무리하게 북한을 옹호하기보다는 장기적인 미·중 관계 정립에 힘을 기울이는 것이 국익에 이롭다는 뜻이다.
외사공작회의 세 가지 원칙에 비춰보면 시 주석의 올해 방북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미·북이 비핵화 방안을 둘러싸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데 시 주석이 평양을 방문하면 워싱턴을 자극할 수 있다. 안 그래도 중국 당국은 북한의 배후 내지는 후원자라는 국제사회의 시각을 매우 부담스러워 한다.
내년은 북·중 수교 70년. 양쪽이 다 좋아하는 꺾어지는 해다. 2009년 수교 60년에는 원자바오 총리가 방북했다. 그래서 시 주석은 내년에 방북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물론 중국은 북한의 초청에 따라 고위 인사를 파견하고, 국제 제재를 정면으로 위반하지 않는 한도에서 북측에 ‘인도적인’ 선물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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