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업무지시 1호’ 출범
매달 열기로 한 원칙 안 지켜
컨트롤타워·부처간 조율은커녕
일자리 현장점검 역할조차 부실
올 예산 52억 … 세금낭비 우려

일자리위 “늦어도 9월엔 회의”


취업자 증가 폭이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 연속 10만 명 전후에 머무는 고용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컨트롤 타워’인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개점휴업’ 상태다.

17일 현재 일자리위는 제7차 위원회 개최를 위한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일자리위 관계자는 이날 “아직 확실한 일정을 말할 순 없지만 늦어도 9월에는 위원회를 열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열린 일자리위 회의는 3월 15일 제5차 위원회, 5월 16일 제6차 위원회 등 단 두 번이다. 특히 지난 4월 4일 이목희 부위원장이 취임한 이후 열린 위원회는 단 한 차례뿐이다. 일자리위 운영 세칙을 살펴보면 위원회는 매달 열리는 게 원칙이되, 위원장인 대통령의 판단으로 달리 정할 수 있다. 대통령의 의지만 있으면 수시로 위원회를 열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일자리위는 수시 개최는커녕 운영 세칙에 담긴 원칙조차 지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5월 16일 문 대통령의 ‘업무지시 1호’로 출범한 일자리위는 향후 일자리 창출에 큰 역할을 하리라고 기대를 모았다. 당시 일자리위는 △일자리 정책을 기획·심의해 좋은 정책을 발굴하는 ‘컨트롤 타워’ △부처 간 정책을 조정하는 ‘코디네이터’ △현장에서 정책이 잘 시행되는지 점검하는 ‘확인자’ 역할을 자임했다. 이 같은 출범 과정과 자임했던 역할을 고려하면 현재 일자리위의 위상과 기능은 크게 떨어진 상태다. 현재 일자리 정책을 발굴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은 일자리위가 아니라 기획재정부나 고용노동부 등 해당 부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부처 간 정책을 조율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은 사실상 기재부가 도맡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일자리위의 ‘확인자’ 역할을 체감하기는커녕 소통조차 없는 데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일자리위의 역할이 흐지부지해질수록 세금 낭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올해 일자리위에 배정된 예산은 52억3100만 원에 달한다.

위원회가 열려도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문제, 사회적 대화 복원 등 주요 노동 이슈에 관한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태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일자리위 관계자는 “제7차 위원회의 주제는 민간 일자리 확대 방안 마련이 될 것”이라며 “고용노동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이 이미 주요 노동 이슈를 맡고 있어 일자리위 차원에서 깊게 논의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스스로 선을 긋고 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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