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에 하청(下請) 주며 책임을 떠넘겼다가 되돌려받았던 교육부의 2022학년도 대입(大入) 개편안이 정도(正道)와는 여전히 거리가 먼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교육회의 권고안을 반영해 교육부가 17일 확정 발표한 내용은 대학 자율(自律)을 확대하긴커녕 사실상 더 규제하는 식이다. ‘정시 모집인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의 비율을 30%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권고’한다면서, 대학에 강제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재정 지원과 연계한 것은 대표적인 예 중의 하나다. ‘고교교육 기여 대학 지원사업’ 재설계를 통해, 교육부가 ‘권고’로 포장한 ‘지침’을 따른 대학에만 참여 자격을 준다는 것이다.

‘수시 모집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 활용 여부를 대학 자율로 한다’는 것도 ‘자율’은 허울이다. 과도한 기준을 적용할 경우 부정적으로 평가해 재정 지원과 연계하겠다고 못 박았다. 교육부 입맛에 맞추도록 한 셈이다. 변별력이 크게 떨어지는 수능 절대평가를 제2외국어와 한문으로 일부 확대함으로써 중요성이 다소나마 더 커진 면접·구술고사도 재정 지원을 고리로 최소화를 유도하겠다고 했다. 제시문을 기반으로 한 구술고사가 해당 대학 전형에 필요한지 여부를 평가하고, 면접 문항도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본고사 금지에 따라 대다수 대학이 불가피하게 시행하는 수시 적성고사나 논술 전형은 아예 폐지를 유도한다고도 했다.

대학의 생명은 자율이다. 입학 전형에서도 예외일 수 없다. 교육부가 재정 지원을 시시콜콜 규제의 수단으로 삼아선 안 된다. 대입개편과 교육혁신 추진 배경으로 내세운 ‘융합적 사고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지식과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인재 양성’ 등도 대학 자율의 획기적 확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나마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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