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8월 임시국회에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비스산업발전법)을 처리하기로 큰 틀의 합의를 이뤘지만 실제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계류돼 있던 지난 6년간 이 법안이 여야 간 자존심을 건 싸움의 상징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정성호(사진)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은 20일 통화에서 “서비스산업발전법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여야 모두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법안 처리 여부는 좀 더 두고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넘어야 할 고비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여야 원내대표가 지난 17일 서비스산업발전법 처리에 원칙적으로 합의하면서도 ‘플랜 B’를 논의한 것도 이 같은 어려움을 감안해서다. 여야 원내대표는 일단 이 법안을 기재위에서 심의하되, 상임위 차원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여야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 등으로 꾸려진 ‘민생경제 태스크포스(TF)’에서 다시 논의키로 했다. 다른 규제개혁 법안을 소관 상임위에서 심의하기로 한 것에 비하면 확연한 온도차가 느껴진다. 그만큼 기재위 내에서 서비스산업발전법을 둘러싼 이견이 크고 여야의 ‘감정의 골’도 깊게 팼음을 알 수 있다.
서비스산업발전법은 유통·의료·관광·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산업의 활성화를 꾀한다는 취지로 2012년 7월 발의됐다. 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이 법안이 규제개혁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당은 그동안 서비스산업발전법이 처리되지 않은 이유는 민주당의 무조건적인 ‘발목잡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당시 민주당은 이 법안에 대해 “의료 민영화로 가기 위한 악법”으로 규정하고, 처리에 반대했다. 기재위 관계자는 “이 같은 역사가 있어서인지 한국당은 의료산업 부분을 제외하면 법안의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며 원안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눈에는 서비스산업발전법은 여전히 ‘위험한’ 법안이다. 문재인 정부도 의료 민영화 여지가 없는 부분에 대해서만 규제를 풀겠다고 수차례 밝혔지만, 여당 일각에서는 여전히 의구심을 놓지 않고 있다. 법안 내 독소 조항을 그대로 두고서는 처리할 수 없다는 게 여당 내 강경파의 주장이다. 법안 처리를 강행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지지층의 반발도 민주당으로서는 무시할 수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강성 시민단체나 보건의료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무조건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결국 서비스산업발전법의 처리 여부는 여야 원내대표의 결단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법안 내용 중 의료 관련 부분을 어느 정도 제외할 것인지는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문재인 정부의 의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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