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머그 잔

이번에 소개하는 도자기들은 서양인들이 즐겨 쓰는, 커피나 티를 담아 마시는 머그잔이다. 왼쪽의 푸른색과 가운데 오렌지 색 머그는 뚜껑이 달린 것이고 오른쪽 짙은 갈색 머그는 뚜껑이 없다. 특이한 점은 통상 머그잔의 그림은 입체감이 들도록 양각이 주를 이루지만, 이 3종류는 페인트로 직접 그림을 그려 넣은 다음 가마에 구웠다는 것이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반에 걸쳐 만들어진 골프 도자기 중에서도 머그잔은 특히 귀하게 취급된다. 왼쪽의 푸른 컵은 왼손잡이 골퍼의 드라이버 샷 동작을 그려 넣었고, 가운데 것은 대칭되게 오른손잡이 골퍼의 동작을 그렸다. 오른쪽 잔은 퍼팅하는 골퍼의 모습을 넣었는데 하늘과 잔디, 수풀 등이 골퍼와 함께 마치 캔버스 위에 그린 그림처럼 생동감 있게 잘 어우러진다.

도자기가 만들어지던 초창기엔 스코틀랜드에서 소규모 장인들이 직접 구웠다. 도공들이 작품을 제작하듯이 수작업으로 만들었다. 이 머그잔이나 도자기들이 유행을 타자 영국의 유명한 도자기 생산업체인 돌턴사에서도 골프 도자기들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돌턴사의 제품들은 워낙 유명하고 잘 만들어진 것들이어서 모두 고가에 거래된다.

이들 머그잔은 구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물론 골프 앤티크 컨벤션이 열릴 때면 몇몇 수집가들이 전시품으로 내놓고 있지만, 100년이 넘도록 거의 원상태 그대로 보존된 골프 머그잔을 선뜻 손에 넣기에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가격이 만만치 않아 사기가 망설여지는 품목이기 때문이다. 개당 200만∼300만 원은 보통. 세트로 구하는 건 무척 벅차다.

남양주 골프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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