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 도봉구청장이 지난 1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선 7기 구정 목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도봉구 제공
이동진 도봉구청장이 지난 1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선 7기 구정 목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도봉구 제공
이동진(가운데) 구청장이 도봉동 서원제2아파트 경로당에서 보건소 출장검진을 받고 있는 어르신에게 안부를 묻고 있다.
이동진(가운데) 구청장이 도봉동 서원제2아파트 경로당에서 보건소 출장검진을 받고 있는 어르신에게 안부를 묻고 있다.

- ‘변두리의 환골탈태’ 이동진 도봉구청장

2만석 공연장 ‘복합문화시설’
SM엔터, 인근이주 의사 밝혀

최고45층‘창업 요람’ 만들어
멀티플렉스 등 상업시설 함께
양질의 인재·자본 유치 견인

Non - GMO지원 등 밀착행정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 힘써


‘도봉구’는 그동안 서울의 대표적인 변두리로 인식됐다. 서울의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동북부에 있는 데다 전체 면적 20.7㎢ 중 상업 지역이 1.5%에 불과해 지역 경제 발전은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전체 면적의 절반을 차지하는 ‘도봉산’을 기억하는 사람이 더 많았을 정도. 도봉구 주민들은 2010년부터 지역 발전의 염원을 담아 3번 연속 이동진 구청장을 선택했다. 이 구청장은 도봉구가 가진 오랜 ‘문화유산’과 ‘경제’를 접목해 서울 동북권 경제 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해 왔다. 낙후된 지역의 새로운 도약이 정말 가능한 일일까.

이 구청장은 지난 1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 최대의 복합문화시설 ‘서울아레나’ 조성과 창업·문화산업단지 조성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도봉구를 새로운 서울의 경제중심지로 발돋움시키겠다”고 밝혔다. 서울아레나 조성 사업은 민관 합동으로 사업비 5284억 원을 투입, 창동운동장 부지 5만102㎡에 2만 석 규모의 대형 공연장과 2500석 규모의 중형 공연장, 복합상업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오는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정부와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5년 9월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 건립계획이 수립됐고 민간투자제안서도 접수했다. 2016년 1월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가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조사에 들어갔으며 하반기에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이 구청장이 처음 서울시에 제안해 시작돼 현재에 이르렀다. 그만큼 애착이 클 수밖에 없다.


이 구청장은 “좋은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고 지난 4월부터 서울아레나 사업 부지에 있는 체육시설을 이전·철거하는 등 착공 준비를 하고 있다”며 “현재는 공연이 열릴 때만 음악가와 관람객들이 모였다가 흩어지지만 서울아레나 완공 이후엔 창동으로 음악·문화 관련 기업 300개가 모이고 이에 따른 신규 일자리도 1만3000개가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월엔 이 구청장의 구상에 힘을 싣는 낭보도 전해졌다. 강남구 삼성동에 사옥을 두고 있는 국내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그룹 SM이 창동 서울아레나 인근으로 이전 의사를 밝힌 것이다. 그는 “SM 측에서 그런 뜻이 있어 앞으로 서울시와 세부 절차를 협의하려고 한다”며 “서울시와 함께 민자 유치에 적극 나서 예정대로 완공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도봉구에는 오는 2022년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또 다른 시설이 탄생한다. 사업비 3616억 원이 투입돼 창동역 환승주차장 부지에 조성 예정인 창업·문화산업단지다. 전체 면적 15만6263㎡에 지하 8층∼지상 17층 건물과 지하 8층∼지상 45층 건물이 연결된 주상복합건물로 조성할 예정이다. 휑한 주차장 부지에 2500명까지 수용 가능한 사무실과 창업자가 숙식을 하며 기업을 운영할 수 있는 레지던스 700실, 대형서점과 멀티플렉스 영화관 상업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상업 시설이 절대 부족한 지역에 ‘단비’와 같은 존재다. 이 구청장은 “현재 진행 중인 기본설계 작업이 이달 내 마무리될 것”이라며 “창업·문화산업단지는 단순한 대형 시설이 아니라 양질의 인재와 자본을 유치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주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할 계획이다. 3선 단체장으로서 오랫동안 주민들을 살펴 온 경험에 착안, 공동육아나눔터 확대와 어린이집에 비유전자조작식품(Non-GMO) 구매 예산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여성가족부 지침에 따라 도서와 장난감을 갖춘 공동육아나눔터를 구청마다 1곳만 설치하면 되지만 현재 3곳을 운영하고 있다”며 “도봉동과 쌍문동에 한 곳씩 더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역 내 어린이집 248곳에 식용유와 된장, 고추장 등 6가지를 비유전자조작식품으로 구매하도록 예산을 지원할 것”이라며 “초·중·고등학교에도 밀가루 등 22개 품목을 비유전자조작식품으로 구매하도록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봉구는 2016년 유니세프로부터 모든 아동의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는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았고 정부로부터 여성친화도시·혁신교육지구·문화예술혁신교육특구로 지정받았을 정도로 주민 친화 행정을 인정받고 있다.

이 구청장은 지난 8년 동안 서울의 대표적인 베드타운(대도시 근처 주거 기능 위주로 구성된 도시)이자 개발이 제한된 도봉산 때문에 문화·상업시설 입지에 제약이 있는 환경을 극복하고자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에 힘써왔다. 그 결과 이제는 많은 시민이 우리나라 현대 역사의 숨결을 느끼기 위해 도봉구를 찾고 있으며 이 구청장이 종종 관광 세일즈맨으로 나서기도 한다. 그는 “2010년부터 5년 동안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 김수영을 기리는 김수영문학관,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거론됐던 인권운동가 함석헌 선생의 기념관, 민족문화유산을 수호했던 간송 전형필 선생의 가옥, 둘리의 고장 쌍문동에 세워진 둘리뮤지엄 등을 이어 관광자원으로 만들었다”며 “흩어져 있던 유적들을 정비해 놓으니 방문하기 쉬운 명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민선 7기, 8년째 같은 자리에 앉아 있지만, 그에게선 느슨함이나 흐트러짐이 보이지 않았다. 그의 회의용 책상엔 2010년 7월 구청장 첫 취임 후 만난 주민들이 건넨 ‘소원 나뭇조각’들이 있다. 소원을 이야기하는 주민들의 얼굴이 그려진다고 한다. 실제로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달라’ 등의 주민 바람을 담은 200개의 나뭇조각이 붙어 있었다. 이 구청장은 “초심을 잃지 말자는 뜻에서 액자로 만들어 걸어뒀다가 회의용 책상에 다시 붙였다”며 “민선 5·6기에서 뿌린 씨가 민선 7기에 지역 발전이라는 성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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