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프로축구리그 세리에 A의 클럽 라치오 팬들이 여성팬들이 경기장 내 일부 구역에 앉는 것을 금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세리에 A 시즌 개막에 앞서 라치오 일부 팬들은 홈구장 스타디오 올림피코의 일부 구역이 신성한 공간이라는 이유로 여성팬들이 해당 좌석에 앉으면 안 된다는 내용이 담긴 전단을 배포했다. 이들은 “아내, 여자친구 등 여성팬들이 (신성 구역에) 착석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 10번째 줄 뒤에 여성팬들을 앉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치오 대변인은 즉각 이탈리아 ANSA통신에 “이(여성팬 착석 불허)는 팀 전체의 입장이 아니다. 우리는 차별하지 않는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그는 “라치오 팬은 많으며 팬 중 극히 일부가 주도한 일”이라며 “이 같은 정치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막기 위해 구단이 항상 개입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라치오 일부 팬들은 지난해 10월 응원구역에 라치오 경쟁 구단인 AS로마 팬들이 유대인들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안네 프랑크가 AS로마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합성한 사진을 내걸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당시 이탈리아 유대인 공동체 대표는 트위터에 “팬의 응원도 아니고, 축구경기도 아니며, 스포츠 정신도 아니다. 경기장 내 반유대 정서에 강하게 항의한다”고 올렸다. 이탈리아 축구연맹은 유대인 차별 논란으로 라치오에 5만 유로(약 6400만 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
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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