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성, 도시-어머니의 정원, 90×73㎝, 캔버스에 혼합재료, 2018
도지성, 도시-어머니의 정원, 90×73㎝, 캔버스에 혼합재료, 2018
낡은 집들이 납작 엎드린 채 다닥다닥 엉켜 있는 도심 속 섬 같은 마을들이 하루가 다르게 잠식되고 있다. 가공할 기하학으로 무장한 개발이라는 이름의 괴물이 지도에 선 몇 개 긋고 나면 우리 삶의 터는 광풍에 휩싸이며 무섭게 뒤집힌다.

화가 도지성은 그 바람 앞의 등불 같은 이웃 풍경들을 복잡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화폭에 담고 있다. 이 화폭엔 이웃에서 흔히 보는 우리 어머니의 알뜰 정원, 즉 보급형 조경양식을 담았다. 그 개발 바람을 타고 닥쳐올 현실이나 애환 같은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무럭무럭 자란 철부지 꽃들의 늠름한 초상이 정겹다.

몇 바퀴 재활용된 듯한 화분들의 패션이 무슨 대수인가. 화초는 자기의 행복감을 꽃의 표정으로 말한다. 꽃들도 사랑받고 있음을 안다. 또한, 대가 없이 누리는 햇빛은 식물에나 사람에게나 귀한 것이다. 땅에서 이는 흙먼지조차도 유익의 의미가 있음을 생각하게 한다.

이재언 미술평론가·인천 아트플랫폼 관장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