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아파트 단지 내 부동산 중개업소 외벽 게시판에 최근 오름세가 반영된 아파트 시세표가 붙어 있다.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아파트 단지 내 부동산 중개업소 외벽 게시판에 최근 오름세가 반영된 아파트 시세표가 붙어 있다.

2년전 13억 분양 반포동 84㎡
실거래가 30억원 돌파 초읽기
전문가들 “규제만 하면 부작용”

서울시 잇단 개발 계획 발표에
마포·성동·동작구도 고공행진


“저층에 한강 뷰(전망)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전용면적 84㎡도 29억∼30억 원(매도호가)까지 부르고 있어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대림산업이 재건축한 ‘신반포한신1차’) 전용 84㎡가 지난주 29억5000만 원에 팔렸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인근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아크로리버파크 근처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실거래가 30억 원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소문이 퍼지며 매수 문의 전화는 이어지고 있다”며 “(가격이 오르니) 팔겠다는 사람은 적다”고 말했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고강도 규제를 총망라한 8·2 대책 발표 1년 만에 신축·재건축, 강남·비(非)강남 가릴 것 없이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전방위로 확산하는 집값 상승세에 정부는 추가 규제 및 현장 단속을 골자로 한 ‘구두 경고문’까지 내놨지만 ‘약발’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 양상이다.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규제 폭탄을 내놨다가 오히려 강남 아파트값 폭등을 몰고 왔던 노무현 정부 ‘시즌 2’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면서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대표적 강남 신축 아파트인 아크로리버파크의 경우 8·2 대책 같은 굵직한 규제가 발표·시행된 때 잠시 주춤했던 걸 제외하면 줄곧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분양가가 13억 원이던 84㎡가 30억 원에 육박하면서 입주(2016년 8월) 2년 만에 앉아서 16억 원 넘게 번 셈이다. 8·2 대책 후 1년간 7억 원쯤 올랐다.

초과이익환수제에 따른 부담금 여파로 한풀 꺾였던 재건축 예정 아파트 가격도 다시 상승세다. 지난주 초 정부가 현장 점검을 벌였던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의 경우 단속에도 불구, 지난 주말 전용 82㎡가 전달(17억6000만 원)보다 2억 원 오른 19억6000만 원에 매매됐다. 과열은 서울시의 잇따른 개발 계획 발표로 비강남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마포(14.3%), 성동(14.2%), 동작(13.8%) 등 7개 비강남권의 올해 집값 누적 상승률이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 11.2%)를 뛰어넘었다. 반면 지방은 집값 하락이 이어지며 서울·지방 간 가격 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규제만으로 이뤄진 정부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으며 정부가 마련 중인 대책마저 규제뿐이라면 집값 잡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다주택자 중심의 규제로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몰리고 있는 데다 지난 1년간 강력한 규제들로 이미 내성이 생길 만큼 생겼다는 것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수요가 있는 곳에는 공급 확대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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