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갑질·횡령 논란의 사립대
現정권 인맥 두터운 총장 선임
“구조조정 방패막이 코드인사”


노무현 정부 인사들이 지방 사립대 총장으로 속속 영입되고 있다. 대학 발전을 위해 현 정권과 인맥이 두터운 인사를 모신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사학 오너 일가의 갑질 논란으로 물의를 빚거나, 구조조정 선상에 오른 대학들이 살아남기 위해 ‘방패막이용 코드 인사’를 내세운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충남 천안 남서울대 재단(이사장 이재식)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윤승용(60·현 서울시 중부기술교육원장)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남서울대 7대 총장으로 선임했다고 21일 밝혔다.

윤 신임 총장은 국방홍보원장, 노무현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과 대변인을 지냈다. 경기 의정부시 소재 신한대도 지난 6월 서갑원(56) 전 의원을 총장에 선임했다. 서 전 의원은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비서관을 거쳐 재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최근까지 민주당 순천시 지역위원장을 맡았다.

전북 우석대도 지난 3월 4선 국회의원 출신인 장영달 총장이 신임 총장에 취임했다. 옛 동교동계로 꼽히는 장 총장은 노무현 정부 출신은 아니지만 최근 국군기무사 개혁위원장을 지냈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 건양대는 대표적인 ‘친노 인사’인 정연주(72) 전 KBS 사장을 신임 총장으로 영입했다. 정 총장은 최근 교육부 2단계 대학평가 발표를 목전에 두고 돌연 총장직을 사퇴했다.

신임 총장을 영입한 대학들은 “정권 교체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정권 실세를 비롯한 정·관계에 넓은 인맥을 갖춘 총장이 학교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구성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남서울대 교수협의회는 20일 성명을 통해 “대학교육과 관련이 없는 정치인을 일방적으로 선임해 교육부 감사에 대한 방패막이로 삼고 있다”며 “우리 대학의 문제를 스스로 개선하지 않고 외부 세력의 도움으로 덮으려는 시도를 묵과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또 다른 대학의 한 관계자는 “특정 정치 성향이 강한 인물이 대학 경영자가 되는 것은 교육적인 측면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고 말했다.

남서울대, 건양대는 지난해부터 오너 일가의 갑질 논란이 이어진 데다, 지난 6월 교육부의 대학 기본영향평가 결과 ‘자율개선대학’에서 제외되는 등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신한대 역시 전임 총장이 교비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지방대의 한 관계자는 “교육부의 2단계 대학평가 발표를 앞두고 위기에 처한 지방대의 살아남기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현 정부와 가까운 정치권 인사를 총장으로 영입하기 위해 애쓰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천안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전국종합
김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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