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 벌원초 학생들이 지난해 광주시농업기술센터가 주관한 도시농업 교육 프로그램 ‘스쿨팜(Schoolfarm)’ 농장에서 자란 상추를 손에 들고 즐거워하고 있다. 이 작물들은 학생들이 직접 재배했다.  광주시 제공
경기 광주 벌원초 학생들이 지난해 광주시농업기술센터가 주관한 도시농업 교육 프로그램 ‘스쿨팜(Schoolfarm)’ 농장에서 자란 상추를 손에 들고 즐거워하고 있다. 이 작물들은 학생들이 직접 재배했다. 광주시 제공
- ‘도시농업 메카’ 떠오른 경기 광주시

市유휴부지 텃밭으로 확보 쉬워
도시농업 관련수요 꾸준히 증가
초등생 농업교육 ‘스쿨팜’ 인기

市,도시농업지원센터 설립계획
공원·휴양지 연계 체험도 추진


“땅은 거짓말을 안 한다고 하죠? 정성을 쏟은 만큼 무럭무럭 자라는 작물을 보노라면 세상 걱정·근심 모두 사라집니다.” 경기 광주시 초월읍 쌍동리 일원 롯데캐슬 아파트에 사는 직장인 김모(55) 씨는 오전 5시만 되면 단지 옆에 조성된 텃밭으로 나간다. 어스름이 채 가시지 않은 밭에서 그는 고추나 토마토 등 작물 주변에 난 잡초를 뽑고 웃자란 가지들을 꺾어주며 하루를 시작한다. 피곤하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농사일 배우는 재미가 활력소가 돼서 직장 일도 즐겁다”며 “얼마 전까지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요즘은 해가 없을 때면 선선해져 그나마 할 만해졌다”고 말했다.

김 씨처럼 이곳 텃밭에서 농사를 짓는 아파트 주민은 20여 명이다. 김 씨를 비롯한 아파트 입주민들은 토지주에게 연간 3만∼8만 원을 주고 땅을 빌려 토마토, 오이, 시금치, 상추 등을 키운다. 김 씨는 “주말이면 밭을 일구러 오는 이웃과 친지들로 텃밭 일대가 북적인다”며 “서로 작물을 키우는 나름의 비결을 공유하기도 하고, 농작물을 나눠 먹다 보면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된다”고 말했다. 퇴촌면 관음리의 전원주택 마을에서 만난 장애인 활동보조인 문모(58) 씨도 늦깎이 농사꾼이다. 서울 강남구에서 반평생을 살아온 그는 지난 2010년 이곳에 터 잡으면서 집 앞마당 한쪽에 텃밭을 만들었다. 퇴근 후 “한낮 뜨거운 햇살 탓에 자식 같은 농작물들이 생기를 잃을까 신경이 쓰인다”며 밭으로 나서는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처음에는 농사일이 서툴고 토양이 척박해 작물을 말려 죽이기 일쑤였지만, 이웃 주민들의 조언과 경험이 쌓여 지금은 베테랑이 돼가고 있다.

경기 광주시가 ‘도시농업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광주시의 농업 인구는 지난해 현재 1만1064명으로 전체 인구(34만6000여 명)의 3.2%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도시 주변의 자투리 생활공간을 활용해 농사를 짓는 이른바 도시농업의 수요는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에서 남한산성면 하번천리 일원 3300㎡ 국유지에 조성한 농장인 ‘도담텃밭’의 경우 150계좌(1계좌당 16.5㎡ )중 143계좌가 분양을 마쳤다. 시 농업기술센터가 실시하는 각종 교육 프로그램에서도 도시농업에 대한 호응이 두드러지고 있다. 센터가 도시농업 전문가 양성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도시농업관리사 과정’은 지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총 848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88명이 교육을 수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관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농작물 재배 방법과 실습 교육을 제공하는 ‘스쿨팜’ 사업은 처음 시행된 2015년 광남초와 매곡초 등 6개 학교가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2016년에는 9개교, 2017년에는 11개교가 참여했다. 목현동 42의 1 일원에 자리한 농업기술센터 농장에서 중·고교생에게 농사 기회를 제공하는 ‘청소년 농부 되어보기 프로젝트’의 경우 2014년부터 올해까지 2732명의 학생이 교육을 받았다.

광주시에 도시농업 수요가 몰리는 까닭은 시 전역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여 있어 개발이 제한된 덕분(?)에 유휴부지가 많아 텃밭을 구하려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월읍 지월리에서 주말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종훈(60) 지월농원 대표는 “1계좌당 16.5㎡씩 500계좌의 텃밭을 350명의 개인과 어린이집 등지에 분양했는데, 지금도 분양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흙을 만지는 것이 자녀들의 올바른 정서 함양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많은 이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는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해 도시농업지원센터(가칭) 설립과 ‘꿈틀 어린이 텃밭학교’ 교육과정 개설, 농어촌 테마공원·휴양지 등 연계 체험 프로그램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광주(경기) =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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