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상비행기 추락 사고
두 아들·딸·약혼녀와 함께 사망
언론 “존립 위기 옥스팜에 낭보”


지난해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한 영국 재계 거물의 유산 591억 원이 성매매 스캔들로 위기를 겪고 있는 국제구호단체 옥스팜(OXFAM)에 기부된다.

22일 영국 더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케이터링업체인 영국 컴퍼스그룹 CEO였던 고 리처드 커즌스(사진)의 유산 대부분인 4100만 파운드(약 591억 원)가 옥스팜에 기부될 예정이다.

커즌스의 두 형제는 각각 100만 파운드(약 14억 원)를 물려받는데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커즌스는 2017년 12월 31일 호주 시드니 북부에서 관광용 수상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했다. 당시 사고 비행기에는 커즌스의 두 아들인 윌리엄(25)과 에드워드(23), 약혼녀인 에마 보덴(48)과 그 딸 헤더(11)가 함께 타고 있었고 이들 역시 모두 사망했다.

옥스팜에 대한 기부는 사고 전 커즌스가 유언장을 새로 작성하면서 이뤄졌다. 당초 재산 대부분을 아들 윌리엄과 에드워드를 위해 신탁했던 그는 사고 발생 1년여 전에 유언장을 새로 작성했고 그와 아들들이 함께 사망하는 이례적 사고가 발생할 경우 유산을 옥스팜에 남긴다는 ‘공동 비극 조항’을 삽입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유산 기부가 성매매 스캔들로 존립 위기에 처한 옥스팜에 희소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옥스팜은 2011년 아이티에서 지진구호 활동을 벌이던 직원들이 성매매를 한 것으로 드러나 기부자 수천 명을 잃은 것은 물론 영국 정부의 지원 철회 등 위기에 봉착한 상태다. 옥스팜 대변인은 커즌스가 기부한 유산 규모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매우 감사하다”고 밝혔다.

2006년부터 컴퍼스그룹을 이끌어온 커즌스는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이 발간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세계 최고 CEO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었다. 그는 슈퍼마켓 체인인 테스코 이사회의 일원이기도 했으며 지난 3월 컴퍼스그룹 CEO에서 물러날 예정이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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