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들 매출 3분의 1토막
‘여력이 없다’ 말하기 일쑤”
中 노동자들도 본국 돌아가
빠르게 얼어붙은 자영업 체감 경기는 수십 년간 인력사무소에 몸담아 온 이들에게도 처음 겪는 재난 수준의 ‘악몽’이었다. 폐업이나 사업 축소를 고민하는 인력소개소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중앙시장 인근에서 직업소개소를 하는 김모(48) 씨는 22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지하 사무실 한 층 전체가 하루 종일 발 디딜 틈도 없었다”며 “당시에는 사무직원만 12명씩 뒀었는데 지금은 5명만 남았다”고 전했다. 김 씨는 “사람을 넣어주고 싶어도 하루에 30만 원씩 남기던 식당들이 이제는 10만 원도 못 벌어 ‘자리가 없다’고 말하기가 일쑤”라며 “10년 전과 비교하면 들어오는 일자리가 3분의 1 토막 났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문을 닫는 인력소개소도 나타났다. 소개소가 떠난 자리에는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사설 환전소가 들어섰다.
구로구 가리봉동 인근의 건설인력사무소 직원 A 씨는 “옛날과 달리 직업소개소를 통해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이 줄었는데, 일자리는 더 없어졌다”고 말했다. A 씨는 “매년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요즘에는 현장 분위기 자체가 달라졌다”며 “워낙에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중국에서 건너온 사람 중 일부는 아예 본국으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대림역 6번 출구 앞 사설 직업소개소가 밀집한 거리. 평일 출근 시간대를 맞아 활기가 돌아야 할 골목은 오가는 사람 없이 고요했다. 담벼락 곳곳에 나붙은 구인공고문은 대부분이 수도권 인근 공장, 펜션, 농장 등에서 숙식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120만 원에서 260만 원 사이의 월급을 내걸었다. 전날 내린 비에 젖어 떨어진 것도 많았다. 구인 게시판을 운영하는 인력사무소 직원은 “어차피 붙여놓은 지 한참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사람은 이런 일 안 한 지 오래됐고, 외국인 노동자들은 오히려 더 까다롭게 조건을 따지고 들어와 총체적 난국”이라며 “일할 사람 구하기도 빠듯한 상황에서 일자리가 더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력중개업소의 추락 뒤에는 구직 풍경의 변화도 한몫했다. 인력사무소를 거치지 않고 직접 인터넷 등으로 연락해 일터로 바로 찾아가는 근로자들이 크게 늘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개업소 직원은 “요즘은 외국인 노동자들도 자기들끼리 팀을 꾸려 현장을 뛰면서 서로 일을 소개해 준다”고 말했다.
이희권·조재연 기자 leeheken@munhwa.com
‘여력이 없다’ 말하기 일쑤”
中 노동자들도 본국 돌아가
빠르게 얼어붙은 자영업 체감 경기는 수십 년간 인력사무소에 몸담아 온 이들에게도 처음 겪는 재난 수준의 ‘악몽’이었다. 폐업이나 사업 축소를 고민하는 인력소개소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중앙시장 인근에서 직업소개소를 하는 김모(48) 씨는 22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지하 사무실 한 층 전체가 하루 종일 발 디딜 틈도 없었다”며 “당시에는 사무직원만 12명씩 뒀었는데 지금은 5명만 남았다”고 전했다. 김 씨는 “사람을 넣어주고 싶어도 하루에 30만 원씩 남기던 식당들이 이제는 10만 원도 못 벌어 ‘자리가 없다’고 말하기가 일쑤”라며 “10년 전과 비교하면 들어오는 일자리가 3분의 1 토막 났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문을 닫는 인력소개소도 나타났다. 소개소가 떠난 자리에는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사설 환전소가 들어섰다.
구로구 가리봉동 인근의 건설인력사무소 직원 A 씨는 “옛날과 달리 직업소개소를 통해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이 줄었는데, 일자리는 더 없어졌다”고 말했다. A 씨는 “매년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요즘에는 현장 분위기 자체가 달라졌다”며 “워낙에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중국에서 건너온 사람 중 일부는 아예 본국으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대림역 6번 출구 앞 사설 직업소개소가 밀집한 거리. 평일 출근 시간대를 맞아 활기가 돌아야 할 골목은 오가는 사람 없이 고요했다. 담벼락 곳곳에 나붙은 구인공고문은 대부분이 수도권 인근 공장, 펜션, 농장 등에서 숙식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120만 원에서 260만 원 사이의 월급을 내걸었다. 전날 내린 비에 젖어 떨어진 것도 많았다. 구인 게시판을 운영하는 인력사무소 직원은 “어차피 붙여놓은 지 한참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사람은 이런 일 안 한 지 오래됐고, 외국인 노동자들은 오히려 더 까다롭게 조건을 따지고 들어와 총체적 난국”이라며 “일할 사람 구하기도 빠듯한 상황에서 일자리가 더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력중개업소의 추락 뒤에는 구직 풍경의 변화도 한몫했다. 인력사무소를 거치지 않고 직접 인터넷 등으로 연락해 일터로 바로 찾아가는 근로자들이 크게 늘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개업소 직원은 “요즘은 외국인 노동자들도 자기들끼리 팀을 꾸려 현장을 뛰면서 서로 일을 소개해 준다”고 말했다.
이희권·조재연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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