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예정된 경찰공무원 시험을 앞두고 19일 오후 서울 노량진 한 전문학원에서 많은 청년 수험생이 무더위 속에 특강을 듣고 있다.
9월 1일 예정된 경찰공무원 시험을 앞두고 19일 오후 서울 노량진 한 전문학원에서 많은 청년 수험생이 무더위 속에 특강을 듣고 있다.
- ‘고용 쇼크’속 노량진 공무원 학원가 가보니…

일자리 얼어붙자 취준생 몰려
실제 강의 못들으면 영상으로
수업·자습 하루12시간 ‘열공’
벽면엔 시험 관련 고지 가득
“공무원 더 뽑는다니 늘어나”


‘고용 쇼크’로 일자리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공무원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경찰·소방직 공무원 시험을 앞둔 ‘공시족’들은 학원 강의실을 가득 메우고 있다. 정부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공무원 17만4000명을 증원하는 계획을 발표해 안정적인 직장을 추구하는 청년들은 계속 늘고 있다.

21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는 9월 1일로 예정돼 있는 경찰공무원 시험을 보기 위해 수업을 듣는 학생들로 강의실마다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한 대형 학원에서는 200명 이상 수용 가능한 강의실을 꽉 채운 학생들이 수업에 열중하며 필기를 하고 있었다. 자습실로 쓰이는 강의실 외에 학원 상담센터 앞 책상을 마련해둔 공간에는 50여 명의 학생이 앉아 노트북과 교재들을 번갈아 보며 공부하고 있었다.

올해 하반기 경찰 공무원 시험에 응시한 김모(22) 씨는 지난 3월 춘천에서 서울로 올라왔다. 김 씨는 “군대에서부터 시험 필수 과목인 한국사와 영어를 조금씩 준비하다가 지난해 10월 전역한 후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며 “시험이 2주도 채 남지 않아 형법 등 어려운 부분들을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험을 준비하는 이모(22) 씨는 “학원 인기 과목들은 수용 인원 200명이 넘는 강의실을 늘 꽉 채운다”며 “강사가 실제로 강의하는 반 외에 영상을 찍어 실시간으로 틀어주는 반까지 합하면 수강생들은 300명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초에 있을 시험을 목표로 미리 학원 수업을 듣는 준비생도 많다. 이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수업을 듣고, 오후 10시까지 자습을 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학원의 외부 벽면과 내부 게시판에는 다음 시험에 대비해 9월 개강 수업을 광고하는 포스터들이 가득했다. 과목별로 유명 강사들이 짜 놓은 커리큘럼은 물론 2019년도 공무원 시험 대비 설명회를 개최한다는 내용도 찾아볼 수 있었다. 내년 3월 경찰공무원 시험을 목표로 하는 주모(26) 씨는 “올해 7월부터 시작한 학원 강의를 계속해서 듣고 있고, 다음 달 시험은 경험 삼아 치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취업이 어려운 현실을 반영이라도 하듯 공무원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꾸준하다. 안모(여·22) 씨는 “취업에 도전하다 실패하거나 안정적인 삶을 위해 공무원 준비를 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며 “한 반에서 수업을 듣는 연령대가 다양하다”고 했다. 2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최모(여·28) 씨는 “공무원도 뽑는 인원이 늘었지만, 그만큼 응시자들도 늘면서 경쟁률은 그대로인 것 같다”며 “개강했을 때보다 한 반에 사람들이 점점 더 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 학원 관계자는 “정부에서 경찰·소방공무원을 늘린다고 한 이후에 아무래도 학생들이 증가했고 학원 차원에서도 관련 강의를 늘렸다”고 밝혔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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